우크라 사태 원인 놓고 국힘 민주 충돌… “李 인식 충격” vs “尹 안보관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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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2월 26일 15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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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은 26일 우크라이나 사태 발발 원인과 관련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전날 TV토론 발언을 두고 “이 후보가 러시아의 무력 침공을 사실상 두둔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같은 날 “억지 주장”이라며 “말장난으로 윤 후보의 불안한 외교·안보관이 가려지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우크라이나가 전쟁 자초? 이재명 인식 충격”
국민의힘 이양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 후보의 TV토론 발언에 대해 “침공한 러시아가 아닌 침공당한 우크라이나가 전쟁 자초했다는 이 후보의 인식이 충격”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전날 TV토론에서 “6개월 초보 정치인이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되어서 나토(NATO)가 가입을 해주지 않으려고 하는데, 가입을 공언하고 러시아를 자극하는 바람에 충돌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이 수석대변인은 “무력 침공한 러시아보다 침공을 당한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자초했다고 보는 이 후보의 인식에 충격을 금할 수가 없다”며 “러시아의 무력 침공은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는 반인륜적 행위이자 국제 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국제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역사의 바른 편에 설 생각이 없는 정치인임을 자인한 것이자 자유민주주의와 평화를 열망하는 우크라이나 국민의 가슴에 비수를 꽂은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주권보다 중국의 심기를 먼저 살피는 이 후보와 같은 정치인에겐 이러한 발언이 당연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지금 세계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자신들의 뜻에 따라 생명, 재산, 자유를 지킬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며 “이 후보는 대한민국과 자유민주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제 지도자들과 함께 설 자격이 없다”고 했다.

윤석열 대선 후보도 이날 인천 연수구 유세에서 “이 후보가 TV토론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자극해 생긴 것’이라고 했다”며 “왜곡된 안보관을 갖고 있어 경제를 제대로 번영시킬 수 없는 것 아니겠나”라고 짚었다.

이준석 대표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러시아에 줄서지 않고 나토에 가입하려고 했다는 이유로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비난하고 러시아의 침략을 정당화하는 이 후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그는 “민주당은 홍콩 민주화 운동을 외면했던 것처럼, 이번 러시아의 침략도 우크라이나 탓으로 돌리며 미화하려나 보다”라며 “저는 적어도 정치지도자는 장사치가 아니라면 민주주의와 인권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민주당 “이재명, 어느 대선후보 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강한 유감 표명”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윤 후보의 불안한 외교 안보관을 감추기 위해서 이 후보의 말을 비틀었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고용진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힘이) 이 후보가 ‘러시아에 줄 서지 않고 나토에 가입하려고 했다는 이유로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비난했다’고 억지 주장을 했다”며 “이 후보는 어느 대선후보 보다 먼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고 했다.

고 수석대변인은 “이 후보는 우크라이나의 영토적 통일성과 주권 존중을 강조했다”며 “관련국들이 긴급히 대화에 나서서 평화적 해결을 위한 노력을 끝까지 다해주기를 촉구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 침공에 대한 이 후보의 입장은 UN과 문재인 정부의 입장과 같다”며 “전쟁을 반대하고 외교적 노력을 통한 중재와 평화 유지가 최우선이라는 철학을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토론에서도 ‘러시아가 주권과 영토를 침범한 행위는 강력하게 규탄을 해야 한다’고 못 박아서 말했다”며 “이 후보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평화적인 외교 노력으로 해결되지 못한 과정을 평가하며 한반도의 평화를 굳건히 하기 위한 의견을 윤 후보와 토론한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어제 토론은 우크라이나에 공감하는 것과 함께 지도자로서 우리가 그런 위기에 처하지 않도록 문제점을 찾고 대책을 토론하는 자리였다”며 “불안한 강경주의자, 선제타격으로 전쟁 불사론을 외치는 윤 후보의 위험한 안보관과 준비 안 된 외교관을 질타한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김포 유세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를 언급한 뒤 “지도자가 평범하기만 해도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는데 평범 이하면 심각해진다”며 “문제는 지도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 최강의 미군과 우리는 안보 동맹을 맺고 있다. 혈맹”이라며 “우리는 (전쟁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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