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모드공유하기
뉴시스|국제

온두라스 전대통령 퇴임 3주만에 체포, 미국에 신병 인도돼

입력 2022-02-17 08:04업데이트 2022-02-17 08:04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온두라스 경찰이 15일(현지시간) 후안 올란도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에 대한 미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에 따라 그를 마약 밀매와 무기매매 혐의로 체포되었다. 수갑과 쇠사슬에 손발이 묶인 그의 사진이 공개되자 국민들 사이에 “창피하다” “국가원수인 그가 일반 잡범처럼 취급당하다니 안됐다”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2014년부터 바로 지난 달까지 대통령직을 맡았던 에르난데스는 미국의 지원을 얻어 마약과의 전쟁을 계속했지만 퇴임한지 불과 3주 만에 마약 밀매, 부패와 갈취 혐의로 미국 사법당국이 범인 인도요청을 해 오면서 신분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미 검찰은 그를 부패에 빠진 인물의 대표적 사례로 삼으려 하고 있지만 15일 오전에 그가 대법원 앞에 도착했을 때에는 그의 국민당원 지지자들 150명이 법원 앞에 몰려들어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라고 외치며 지지를 표명했다.

미국 검찰은 수 년 동안 에르난데스가 마약 밀매업자들과 관련돼 있다고 주장하며 무기를 사용한 마약 밀매 및 그 공모 혐의를 주장했다.

에르난데스는 손목과 발목에 쇠고랑을 차고 방탄 조끼를 입은 모습으로 경찰에 둘러싸여 집을 나섰다. 그는 경찰차에 실려 떠났다. 근처에 대기하던 경찰 헬기가 이륙해 에르안데스를 태운 경찰차를 호위했다.

멜빈 두아르테 법원 대변인은 대법원이 이날 아침 이 사건을 담당할 판사를 지명했고 몇 시간 후 에르난데스의 체포 명령에 서명했다고 말했다. 14일 저녁부터 에르난데스의 집을 포위하고 있던 치안부는 그를 체포하기 위해 재빨리 움직였다.

2014년 에르난데스에 의해 경찰청장직에서 해임된 라몬 사비용 온두라스 치안장관은 에르난데스가 “(마약)밀매 카르텔과 공모하고 많은 공공기관을 부패시켜 사회 악화를 초래하고 온두라스의 사법적용을 저해했다”고 말했다.

에르난데스는 혐의를 부인하고 마약조직들이 자신의 단속에 보복하기 위해 거짓 자백으로 미국 당국을 움직인 것으로 주장해왔다.

하지만 일자리 부족과 거리 갱단의 극성, 가뭄과 허리케인 등 자연재해에 시달리고 있던 온두라스에서 그의 지지율은 급속히 추락했고 결국은 모든 문제거리의 상징으로 몰리게 되었다.

수 천명씩 외국으로 걸어서 이민길을 떠나는 온두라스 난민들의 캐러밴은 국제적 관심을 끌었고, 젊은 청년 난민들은 기회있을 때마다 “JOH (에르난데스의 이름 약자) 물러가라!”를 언론에 외쳤다.

멕시코 남부 수용소에 있던 온두라스 이민 이치스 알바레스는 “그가 체포되었다니 반갑다. 정말 부패한 인간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멕시코 타파출라에서 미 국경으로 이동할 여권을 요구하는 시위를 하던 중 기자들에게 “12년이나 집권하면서 수많은 국민을 실직과 굶주림에 몰아넣고 이민까지 떠나게 한 부패 정치인”이라고 그를 비난했다.

6살 아들을 데리고 이민길을 떠난 자이다 바야다레스도 에르난데스의 체포 소식을 처음 듣고 기뻐했다. 그녀는 높은 세금과 실직에도 정부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갱단이 사람들을 착취하고 살인까지 하는데도 이를 방치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에르난데스는 세 번째 대선에 출마한 시오마라 카스트로가 불만에 찬 온두라스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로 지난 해 11월 선거에서 당선되면서 권좌에서 쫒겨났다.

당시 카스트로의 선거운동 로고 송에는 에르난데스가 뉴욕에 끌려가 재판을 받는다는 내용도 들어있었다.

하지만 그의 몰락에 대한 지지자들의 불만과 동정심도 높다. 법원 밖에서 재판을 기다리던 지지자들중 61세의 레이날도카바예로는 “에르난데스는 미국의 변덕스런 요구를 수용하면서 온갖 일을 다 해줬는데 이제와서 미국이 그를 배신하고 범죄자들의 자백을 근거로 체포와 인도를 요구했다”며 분노를 표했다.

그러나 카스트로의 부통령 살바도르 나스랄라는 에르난데스가 쇠사슬에 묶여 집에서 끌려나가는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 이 것이 온두라스 국민에게 그처럼 많은 고통과 이민과 죽음을 안겨준 에르난데스 잔당들의 운명이다”라고 적었다.

전대통령이 퇴임하자 마자 수갑을 차고 끌려가는 모습에 동정을 표하는 사람들도 있다. 43세의 음악 교사 헤르손 바스케스는은 에르난데스와 모친과 처자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면서, 특히 그가 체포된 모습이 전세계 다른 나라에 온두라스의 이미지를 얼마나 부패한 나라로 각인시킬 것인가를 우려했다.

[테구시갈파(온두라스)=AP/뉴시스]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최신기사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