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 편안히 하는게 정의”… 염 추기경 “보복은 이기는게 아냐”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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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정순택 이어 염수정 추기경 예방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1일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을 예방했다. 염 추기경은 이 자리에서 윤 후보의 ‘현 정부 적폐 수사’ 예고 발언 논란을 염두에 둔 듯 “보복이 이기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종로구 혜화동 가톨릭대 성신교정에서 염 추기경을 만나 “추기경께서도 ‘정치는 이기고 지는 게 아니라, 사람을 편하게 하는 예술’이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염 추기경은 이에 “요새 젊은이들이 얼마나 어렵나. 집도 못 사고, 결혼하기도 힘들고 희망이 없는데,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가 되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염 추기경은 또 윤 후보에게 “완전한 사랑은 남의 허물을 참아주고 남의 과오에 분노하지 않는다”면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저서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를 선물했다. 이어 “책에 읽어야 할 부분을 표시했으니 잘 읽어보라”고 당부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가 공개한 비공개 환담 내용에 따르면, 염 추기경은 이날 윤 후보에게 “용서하는 게 어려울 텐데, 잘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보복으로 시작하면 보복으로 끝난다. 보복이 이기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 후보의 ‘현 정권 적폐 수사’ 예고 발언을 놓고 ‘정치 보복’ 논란이 일자 이에 관해 당부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윤 후보는 이에 “보복은 표적을 두고 하는 것이고, 정의는 국민 전체가 스트레스 안 받고 편안하게 살 수 있게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앞서 윤 후보가 9일 정순택 대주교를 예방한 뒤 역대 서울대교구장의 사진을 배경으로 정치 현안을 언급한 것을 두고도 논란이 됐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대변인 허영엽 신부는 10일 오후 늦게 입장문을 내고 “윤 후보가 밝힌 (정치 현안에 대한) 입장이 천주교 서울대교구의 입장과 다를 수 있다”면서 “역대 교구장 사진 전시 공간에서 진행된 브리핑을 뉴스로 접한 많은 신자들과 국민에게 오해와 혼란을 줄 수 있었음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이날 ‘공인인증시험 성적 최대 5년 연장’, 고령층을 위한 ‘키오스크 체험관 설치’ 등 생활밀착형 공약도 내놨다. 13일에는 ‘한반도 평화 서밋’ 참석차 방한한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과 면담할 예정이다.



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
#윤석열#염수정 추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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