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모여 학사모 쓰고 찰칵…코로나 속 ‘셀프 졸업 사진’이 뜬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7일 16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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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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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대 신문방송학과 학생 장선아 씨(25)는 졸업을 앞둔 이달 3일 서울 종로구의 한 사진관에서 준비된 학사모를 쓴 채 카메라를 바라보고 리모콘으로 셔터를 눌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탓에 오프라인 졸업식이 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이자 ‘셀프 졸업사진’을 찍은 것. 장 씨는 “졸업 전 모습을 직접 남기고 싶어 혼자서 찍었다”며 “내가 원하는 구도와 모습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어 오히려 좋았다”고 말했다.

7일 대학가에 따르면 졸업 시즌을 맞아 ‘셀프 졸업사진 촬영’을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19 방역 규제 등으로 대학의 졸업식 자체가 취소되거나 비대면 방식으로 열리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일부 대학은 교내에 포토존을 설치하고 학사모와 가운을 대여해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 졸업 사진이 획일적이라고 느끼는 학생들은 자신만의 개성과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셀프 졸업사진’을 선호한다. 장 씨는 “졸업앨범에 들어가는 사진은 일일이 보정을 요청하기도 불편하고, 결과물이 마음에 안 든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며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나만의 모습을 남길 수 있는 셀프 졸업사진이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감성과 맞아떨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

비용도 비싸지 않은 편이다. 장 씨가 셀프 사진관에서 20분 동안 촬영하고, 사진 파일 4개와 출력된 사진 2장(A4용지 절반 크기)을 받는데 지불한 비용은 4만 원이었다.

코로나 사태가 햇수로 3년째 이어지면서 이같은 ‘셀프 졸업 사진’이 대학가의 문화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한국외국어대 영문학과 졸업 당시 친구들과 스튜디오를 빌려 셀프로 졸업사진을 찍었다는 박성은 씨(27)는 “(코로나19로) 졸업식이 열리지 않는 상황에서 나만의 사진을 남기고자 했는데, 한 시간 남짓 친구들과 함께 찍으니 시간가는 줄 몰랐다”고 했다.

일부 사진관은 손님이 직접 졸업사진 등을 찍을 수 있도록 한쪽 공간을 새로 단장하기도 한다. 서울 동대문구의 한 사진관 관계자는 “요즘 사진사의 손을 빌려 졸업사진을 남기려는 학생들이 적어 장사가 되지 않는다”며 “자리라도 대여해주고 비용을 받자 싶어 사진관 내에 ‘셀프 촬영’ 공간을 따로 마련했다”고 했다.

친했던 이들끼리 모여 함께 사진을 찍고 배달음식을 시켜먹는 것으로 ‘자체 졸업식’을 하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 이화여대 졸업을 앞두고 있는 장모 씨(25·여)는 “친한 동아리 사람들 6명이 모여 동아리 방에서 우리만의 작은 졸업식을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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