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 대신 묘지로 제사 음식도 주문’ 코로나19 설 풍속

  • 뉴시스
  • 입력 2022년 1월 31일 14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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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 같았으면 가족과 친지들이 한집에 모여 직접 음식을 만들었을 텐데, 이번엔 제사 음식을 사서 차례상에 올리기로 했어요.”

코로나19 사태 이후 세 번째로 맞는 민족 최대 명절 설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그 어느 때보다 코로나19 확산이 매서워지면서 설 풍속을 간소화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제주시 화북동에 거주하는 A(59)씨는 31일 저녁 미리 주문해둔 제사 음식을 찾으러 갈 예정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명절 하루 전날 장손인 A씨 집에 가족과 친지들이 모여 음식을 직접 만들었지만, 올해는 음식을 사서 차례상을 차리기로 했다.

A씨는 “설 당일 차례도 상대적으로 감염 위험이 큰 어른들 없이 사촌 형제 4명만 지내기로 했다”며 “한데 모여 친지들 얼굴을 보는 것도 명절이 아니면 기회가 없긴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해 친지들과 논의 끝에 이렇게 결정했다”고 전했다.

제주시 이도2동에 거주하는 윤모(32)씨는 이번 설에는 차례를 지내지 않기로 했다. 윤씨네 집 역시 코로나19 여파로 친지들이 모여 음식을 하기가 어려워지면서 내린 결정이다.

윤씨는 “육지에 사는 친지들이 그동안 명절마다 내려왔었는데, 최근에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1만명을 넘기면서 미리 예약해 둔 비행기표를 취소하라고 친지들에게 연락했다”며 “대신 설 당일에 아버지와 함께 가족 공동묘지를 찾을 생각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코로나19 이후 설이나 추석 등 명절에 제사 음식을 주문하는 집도 늘고 있다. 최근에는 대형마트에서도 고기적과 전, 나물 등을 제사상에 바로 올릴 수 있도록 조리가 다 된 상태로 판매하고 있다.

제사 음식 주문량이 늘면서 명절에는 최소한 일주일 전에는 연락해야 예약이 가능할 정도다.

제주시 도련동에서 제사 음식 전문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B씨는 “작년 설부터 추석, 올해 설까지 제사 음식을 주문하는 건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이번 설에는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한 달 전부터 예약하는 손님도 있다. 최소한 일주일 전에는 주문해야 음식을 준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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