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두라스 첫 女대통령 카스트로 “파산된 나라 재편”

  • 뉴스1
  • 입력 2022년 1월 28일 09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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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메리카의 첫 여성 대통령인 시오마라 카스트로 온두라스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공식 취임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12년 만에 정권 교체를 이뤄낸 카스트로 대통령(62)은 국제 고위 인사들이 대규모 참석한 행사에서 선서했다.

좌파인 카스트로 대통령은 이날 테구시갈파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첫 공식 연설에서 지난 사회·경제적 비극을 비판하면서 교육·의료·안보·고용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이어 “이미 파산된 나라를 계승했다”면서 “사회적이면서도 민주적인 국가로 재편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현재 온두라스의 공공 부채는 약 170억 달러(약 20조 4600억원)로 알려졌다.

이날 선서식에는 2만9000명의 군중과 함께 내빈으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윌리엄 라이 대만 부총통 등이 참석했다.

◇전 영부인 카스트로, 첫 온두라스 여성 대통령으로

온두라스에선 2009년 쿠테타로 카스트로의 남편인 마누엘 셀라야 전 대통령이 자리에서 물러난 뒤 12년간 우파가 정권을 쥐고 있었다.

지난해 12월 카스트로가 3번의 도전 끝에 직접 우파 국민당의 통치에 종지부를 찍었다.

그는 선서식 당일 트위터를 통해 “12년간의 투쟁, 12년간의 저항”이라 적었다. 이어 “오늘 드디어 인민 정부가 시작된다”고 밝혔다.

온두라스의 전 영부인이기도 한 카스트로는 2009년 일어난 쿠테타에 반대하는 시위를 주도하며 정치 경력을 쌓았다.

경영학을 전공한 카스트로는 줄곧 정치인이 되기를 희망한 건 아니었다. 정치에 참여하기 전에는 자선 단체에서 활동했다. 그의 인기 중 상당 부분은 가난한 사람들을 옹호하는 것에서 기인한다.

그는 2013년 처음 선거에 출마했지만 경쟁자인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에 근소한 차이로 패했다. 2017년 대선에서도 에르난데스 대통령에게 졌다.

그는 다시 4년의 기다림을 가진 끝에 지난해 12월 대선에서 온두라스 국민으로부터 최종 선택을 받았다.

카스트로는 현지에서 ‘강인한 여성 대통령’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는 지난 12년간 국민당 정권에서 정권의 부패와 마약 범죄, 빈곤이 계속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변화가 필요한 때라고 강조하고 있다. 낙태와 동성결혼 등에서도 전향적인 입장을 보인다.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가톨릭 학교를 다녔던 그는 16살 때 지금의 남편인 셀라야와 결혼했다.

셀라야 전 대통령은 카스트로를 가리키며 “그의 지지가 없었다면 대통령직에 오를 수 없었다”며 “그는 강인한 여성이다. 이제 내가 아내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으로서 첫 난제 맞은 카스트로

카스트로는 12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뤄냈지만 대통령으로서 곧바로 첫 난제를 맞이했다. 그는 대선 과정에서 중도 성향 구원자당과의 연합을 했는데 이 과정에서 구원자당 측에 국회의장 자리를 약속했다.

카스트로는 약속대로 구원자당의 루이스 레돈도를 국회의장 자리를 앉히려 했지만 여당의 일부 의원들이 이에 반발하며 호르헤 칼릭스란 인물을 국회의장으로 선출했다. 우파 국민당도 이 과정에서 칼릭스를 지지했다.

결국 국회의장 임명을 위한 회의실에서 ‘누가 국회의장이 돼야 하는가’를 두고 의원들끼리 주먹다짐까지 벌어졌다.

카스트로는 자신의 결정에 반발한 의원들을 ‘배신자’라며 힐난했고 남은 여당 연합 의원들과 함께 레돈도를 국회의장 자리에 앉히기 위해 밀어부쳤다.

결국 해당 회의실에서는 결국 칼릭스를 의장으로 뽑았지만 다른 장소에서는 카스트로의 지지자를 중심으로 레돈도를 의장으로 뽑으면서 ‘한 국회 안에 국회의장 두 명’이 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에 카스트로는 호르헤 칼릭스가 국민당 및 다른 세력과 결탁해 자신의 반부패 운동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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