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카봉 동원해 폐기물 무게 줄여 통과…공무원 포함된 일당 검거

  • 동아닷컴
  • 입력 2022년 1월 26일 11시 13분


코멘트
폐기물차량이 정상적으로 무게를 재는 장면(위)과 바퀴를 살짝 걸치는 등 부정한 방법으로 무게를 재는 장면(아래). 부산경찰청 제공
폐기물차량이 정상적으로 무게를 재는 장면(위)과 바퀴를 살짝 걸치는 등 부정한 방법으로 무게를 재는 장면(아래). 부산경찰청 제공
폐기물 차량 무게가 적게 나오도록 조작해 수수료 수천만 원을 가로챈 혐의로 공무원 등이 검거됐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26일 부산 모 구청 공무원 50대 A 씨 등 5명을 사기 등의 혐의로 붙잡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3월~7월 부산 강서구 생곡사업소 폐기물매립장에서 차량이 계근대(무게를 재는 장치)를 통과할 때 적재한 폐기물 무게가 적게 나오도록 조작하는 수법으로 9570만 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이러한 방식으로 600여회에 걸쳐 폐기물 무게를 1600t가량 적게 나가도록 속인 것인 것으로 조사됐다.

통상 폐기물매립장에서는 차량에 실린 무게를 측정해 처리비용을 산정하는데, 차량이 계근대 위에 올라서면 무게가 자동 측정된다. 해당 매립장의 경우 폐기물을 실은 차량이 계근대에 올라선 뒤 카드를 인식시켜야 정상적으로 통과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은 차량의 앞바퀴나 뒷바퀴를 계근대에 살짝 걸쳐 폐기물 무게를 줄인 뒤 무게 측정 카드를 셀카봉에 매달아 인식기에 접촉하는 수법으로 통과했다. 애초 차량이 지정된 위치를 벗어나면 카드 인식기에 손이 닿지 않게 설계돼 있으나, 셀카봉 등 도구를 이용할 경우 속수무책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해당 폐기물 처리업체 운영자 중 1명은 부산 한 지자체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공무원은 몰래 폐기물 업체를 운영하면서 감시나 단속 업무를 맡은 환경공단 직원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7월 1심에서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경찰은 생곡사업소 측으로부터 고소장을 접수하고, 폐기물반입현황 및 생곡사업소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해 이들의 사기행각을 적발했다.

경찰 관계자는 “폐기물 차량 일부분만 계근대에 올려 무게를 줄이더라도 계근대를 정상 통과하는 문제점을 확인했다. 해당 매립장에 계근대에 인공지능 센서를 부착하는 등 시설 보강을 권고한 상태”라고 밝혔다.

송영민 동아닷컴 기자 mindy594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