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주상복합 진동, 아이돌 군무에 ‘공진’ 가능성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월 23일 19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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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로 서울포레스트. (사진=DL이앤씨 제공)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사진=DL이앤씨 제공)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초고층 주상복합 건물에서 진동이 느껴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전문가들은 진동 원인으로 ‘공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공진은 건물 외부에서 발생한 진동이 건물 고유의 진동수와 일치하면서 진동이 커지는 현상이다.

23일 서울 성동소방서에 따르면 성수동 주상복합 건물인 아크로서울포레스트에서 20일 오후 4시 반경 건물이 위아래로 흔들거리고 진동을 느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주로 4·17·27층 입주민들이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동한 소방당국은 건물 지하 방재센터의 지진 감지 장치를 확인했지만 진동이 감지되지 않았다. 시공사 DL이앤씨도 다음날(21일) 긴급 안전 진단을 했지만 건물의 구조적 문제나 안전성과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전문가들은 내부의 ‘공진’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긴급 안전 진단에 참여한 박홍근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는 “지진 바람 외부공사 발파 같은 외부 영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 건물에 있는 연예기획사의 군무나 연습 전 준비운동이 원인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건물은 지하 7층, 지상 33층 규모로 6~19층에는 연예기획사가 입주해있고 이 중 4개 층을 안무연습실로 쓰고 있다. 이 회사 직원 이모 씨(24)는 “건물이 흔들렸을 때 유리창이 금가고 바닥이 울퉁불퉁했다”고 진술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진동이 2011년 건물에 흔들림이 감지됐던 서울 광진구 테크노마트의 ‘공진’과 유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12층 피트니스센터에서 23명이 1초에 2.7번 발을 구르는 태보 운동을 하면서 진동이 발생했다는 결론이 났다.

DL이앤씨 측은 “정확한 진동 원인을 찾기 위해 주요 층별로 계측기를 설치하고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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