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만명 英·24만명 이스라엘, 방역 해제…무슨 배짱으로

  • 뉴스1
  • 입력 2022년 1월 21일 09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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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파력이 강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도 일부 국가들은 오히려 방역을 해제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가 전파력은 강하지만 중증이나 치명률이 낮아 코로나19에 대한 통제가 가능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아직 오미크론이 당분간 계속 확산할 것으로 예상해 방역을 더 강화하는 국가들도 있다. 국내 전문가들 또한 당분간 오미크론 확산에 대비할 것을 강조했다.

◇영국, 이스라엘 등 각국 방역완화 잇따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19일(현지시간) 대중교통 및 교내 마스크 착용과 재택근무 권고, 백신 증명서 이용 등을 담은 방역 조치 등 ‘플랜비(B)’를 오는 27일부터 전면 해제한다고 밝혔다.

이에 마스크 착용, 재택근무, 백신 접종증명서 검사(백신 여권) 등 코로나19 방역 규제 조치들을 모두 해제한다.영국 정부는 향후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자가격리를 폐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지난 4일 하루 21만8705명에 달했던 영국의 신규 코로나19 확진자수가 19일에는 10만7450명으로 보름 새 약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스라엘은 오미크론 확산세가 거센 와중에도 자국민에게 내렸던 여행금지 조치를 해제한데 이어서, 코로나19 바이러스 보균자에 노출된 소아청소년 학생들에 대한 의무적인 격리를 폐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난여름 델타 변이 유행과 달리 입원 및 중증 환자들의 증가세가 확진자수만큼 가파르지 않다는 이유다. 지난 12월 19일 794명이었던 이스라엘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19일 24만3295명으로 무려 300배나 폭증했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7일간 평균은 5만2258명을 기록 중이다.

덴마크는 지난 16일부터 문화·여가생활 부문의 방역 조치를 완화했다. 미국, 캐나다, 스페인 등도 격리 기간을 3~5일 줄였다. 대규모 격리·치료로 보건의료 시스템에 압박이 가해지고, 사회 마비사태를 초래하자 나온 결정이다.

◇확진자 1만명에도 사망자 소수…“이스라엘, 비만율 낮고 3차접종률 50% 이상”

이같은 일부 국가들의 방역완화 조치가 현지 상황에선 가능한 판단이라는 의견도 있다. 특히 사망자 및 중증환자 비율을 보면 당연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스라엘은 백신3차 접종률도 50%가 넘은데다 미국처럼 비만인구가 높지도 않다. 하루 확진자가 몇만명씩 나오고 있지만 사망자는 두 자릿수가 조금 넘는다”고 말했다.

천 교수에 따르면 비만 환자들은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심혈관질환이 굉장히 취약한 고위험군이다.

실제로 지난 12월 31일 이스라엘의 코로나19 사망자는 0명이다. 이전 7일간 일평균 사망자수도 0명을 기록했다. 24만여명의 확진자를 기록한 지난 19일 발생한 사망자 수는 44명이다. 이전 7일의 하루평균 사망자 수는 10명이다. 사망자 수가 확진자 증가를 바로 반영하지 않을 수 있음을 감안해도 상당히 적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 교실 교수는 “확진자 증가보다 중환자가 어느 정도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는지가 중요하다”며 “(백신) 추가접종 비율이나 방역상황에 따라 국가들의 방역 정책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백신 3차 추가접종률의 차이가 클 것으로 분석했다. 정 교수는 “미국과 영국이 확진자 패턴은 비슷한데 중환자 패턴은 다른 이유는 추가접종 비율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기준 미국백신 3차 추가접종 비율은 24.6%다. 반면 영국은 17일 기준 54.4%, 이스라엘은 16일 기준 53.5%를 기록했다.

◇국내, 아직은 시기상조…상황 개선되면 도입 가능

국내 또한 상황이 좋아질 경우 이같은 방역완화 조치는 필요하다. 다만 도입 시기에 대해선 의견이 조금씩 차이가 났다.

천 교수는 어짜피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번은 감염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면 확진자가 아닌 환자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백신 접종률이 높고 오미크론의 중증화 및 치명률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계속 나오고 있어 확진자 대부분 경증에 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신속항원검사를 서둘러 도입해 더 신속하게 진단검사를 시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미크론이 전파력이 강할 뿐 아니라 백신 미접종자들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최대한 많은 검사를 진행해 감염자들을 걸러내야 한다는 것이다.

천 교수는 ”주변의 고위험군을 보호하는게 중요한데 그러기 위해선 자신이 감염된 사실을 빨리 알아야 한다. 증상이 나타나기 전부터 3일까지 바이러스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집이건 직장이건 신속 검사를 자주 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아직 이같은 완화조치를 국내에 도입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정 교수는 ”정점을 찍고 내려간다는 확신만 있다면 우리도 출구 전략을 준비하는게 맞다“면서도 ”아직은 이제 올라가기 시작하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완화조치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재갑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9일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방역패스‘, ’거리두기‘ 강화로 최대한 확진자 발생을 묶어 놓아야 한다“며 방역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백순영 가톨릭대의대 명예교수는 ”확진자가 1만명에 도달하면 의료체계에 어떤 형태로든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먹는약 외에 재택치료 과정에서 중증환자가 발생할 경우 신속히 대응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내에선 곧 오미크론이 우세종으로 전환되며 신규 확진자가 전례없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신규 확진자수도 19일 5000명대에서 20일에는 하루만에 6000명대로 증가했다. 오는 29일부터 시작되는 설 연휴가 지나면 2만~3만명까지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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