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ICBM 모라토리엄 해제’ 시사한 北… 다음 도발은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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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1월 21일 05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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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2020년 10월10일 조선노동당 창건 제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지난 2020년 10월10일 조선노동당 창건 제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평양 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평양 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지난 4년여 간 유지해왔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대한 ‘유예’(모라토리엄) 약속의 해제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르면 이달 중에라도 북한이 신형 ICBM 시험발사와 같은 고강도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단 관측이 제기된다. 올해 들어 국방력 강화 일정에 맞춰 ‘몰아쏘기’를 강행하는 북한이 중국의 베이징 올림픽 이전에 ICBM 발사를 실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내달 16일 제80주년 광명성절(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에 베이징 올림픽 개최 여부와는 무관하게 자체 일정에 맞춰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19일 주재한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에서 한반도 주변 정세와 국제문제에 대한 분석 보고를 듣고 향후 대미 정책 방향 등을 토의했다.

노동신문이 20일자 지면을 통해 공개한 회의 내용을 살펴보면 참석자들은 북한의 최근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를 “정당한 주권 행사”로 규정하고 그에 대한 미국 정부의 독자 제재조치와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소집 등을 “우리(북한)의 자위권을 거세하기 위한 책동”이라고 비난했다.

북한은 이달 들이 지난 5~17일 기간 총 4차례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실시했다. 그러나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중단을 목표로 하는 일련의 대북제재 결의를 통해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그 기술을 이용한 모든 비행체 발사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이 같은 안보리 결의조차도 미 정부의 대북 적대시정책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런 가운데 미 정부는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김 총비서와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 간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핵·ICBM 시험 유예’ 약속을 재확인한 뒤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는 사실상 묵인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지만, 작년 1월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뒤론 단거리탄도미사일에 대해서도 안보리 결의에 따른 원칙적 대응으로 회귀했던 상황이다.

북한이 이번 정치국 회의에서 “미 제국주의와의 장기적 대결에 보다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국가 존업, 국권, 국익을 수호하기 위한 우리(북한)의 물리적 힘을 더 믿음직하고 확실하게 다지는 실제적 행동으로 넘어가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 것도 결국 이 같은 미국의 대북정책 방향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2022년 새해 들어 ‘극초음속미사일’이라고 주장하는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포함한 일련의 미사일 발사를 통해 미국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미국 측이 ‘당근’ 대신 ‘채찍’, 즉 제재로써 북한을 상대하기로 하면서 결국 북미 간 ‘강대 강’ 대치 국면으로 회귀하게 됐다는 게 한반도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이번 정치국 회의에서 내달 16일 제80주년 광명성절과 4월 제110주년 태양절(4월15일·김일성 주석) 등 정주년(5년 또는 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 준비를 철저히 할 것을 주문했다는 점에서 이 시기를 전후로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양 교수는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중거리탄도미사일, 장거리탄도미사일, 핵실험 등의 순으로 점점 그 강도를 높여갈 것”으로 예상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도 북한이 각종 무기체계 개발 구상을 제시한 작년 1월 당 대회 때 “‘모라토리엄’ 약속은 사실상 파기 수순에 들어갔다”며 “이번 정치국 회의를 통해 공식 파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홍 위원은 내달 4일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동계올림픽이 진행된다는 점을 들어 “북한의 본격적인 전략무기 개발 일정은 그 이후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반면 다른 일각에선 “북한이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 전까지 각종 무기시험을 통해 긴장 국면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북한은 2017년 9월 제6차 핵실험과 같은 해 11월 ‘화성-15형’ ICBM 시험발사 이후 핵·ICBM 시험 ‘유예’를 선언했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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