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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행안부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사업’으로 지방에 정착하는 청년들

입력 2022-01-21 03:00업데이트 2022-01-21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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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가 청년일자리사업 만들면 정부가 임차료-투자비 등 지원
AI 관련 일자리 알선 확대 계획… 참가자 97% “근무형태 등 만족”
지역사회 공동체 활성화에 기여
행정안전부의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으로 취업에 성공한 김태완 씨(왼쪽 사진)와 최은비 씨. 김 씨는 월세 등을 지원받으며 국내 유일의 세일링 요트 제작업체를 창업할 수 있었고, 최 씨는 자신이 직접 기획한 상품으로 매출 목표액을 초과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김태완·최은비 씨 제공
김태완 씨(42)가 부산 기장군에서 2020년 5월 창업한 ‘코어세일’은 ‘세일링 요트’(돛이 달린 요트) 제작 및 수리 업체다. 독일에서 3년간 공부하며 요트 제작업체 창업이 가능한 세일메이커 자격증까지 땄던 김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2020년 3월 급히 귀국했다. 하지만 세일링 요트 문화가 대중화된 독일과 달리 관련 사업이 미비한 국내에서는 일자리를 구하기가 힘들었다. 김 씨가 창업을 결심한 이유다.

창업을 알아보던 중 김 씨가 가장 고민했던 것은 임차료였다. 요트를 만들려면 넓은 공간이 필요했고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었다. 이때 김 씨는 행정안전부의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사업’ 중 하나인 부산 기장군의 ‘청년드림 창업 지원 사업’을 통해 1년 8개월간 매달 월세 40만 원과 요트 재료비 등 약 2000만 원을 지원받았다.

김 씨는 “한 달 월세가 100만 원이나 나가는 상황에서 다달이 들어오는 돈이 정말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이제 레저용 요트를 수선하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국가대표를 꿈꾸는 어린 세일링 선수들도 김 씨의 가게를 찾는다. 창업 초기 한 달에 300만 원 정도였던 매출은 최근 1500만 원까지 올랐다.
● ‘상향식 모델’로 청년 지역 정착 유도
행정안전부는 김 씨와 같은 청년들을 지원하는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을 통해 청년들의 지역 정착을 유도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원하는 청년일자리 사업을 만들면 행안부가 지원하는 상향식 모델로 만 39세 이하가 대상이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7741억 원의 예산을 투자했으며 △지역정착지원형 △창업투자생태계조성형 △민간취업연계형으로 구분해 지원한다. 그동안 중앙 부처에서 일괄적으로 일자리 정책을 기획하던 하향식 구조에서 벗어나 지역 실정에 맞게 상향식 모델로 일자리를 만들자는 취지로 계획됐다.

한때 도예가를 꿈꾸던 최은비 씨(28·여)도 이 사업에 참여한 뒤 전문 기획자로 거듭났다. 대학에서 공예를 전공한 뒤 프로 도예가의 진로를 포기했지만 광주시의 ‘청년일굼 기업상생 일자리 프로젝트’를 통해 브랜드 디자인 회사에 입사한 것.

입사 후 최 씨가 직접 기획한 자동차 도어가드 제품은 크라우드 펀딩을 거쳐 매출 목표액의 3000%를 달성하기도 했다. 최 씨는 “주변에 취업을 준비하는 친구들이 많지 않아 막막했는데 이 사업에 참여하면서 면접 기회는 물론이고 회사 내 에티켓, 노동법 등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참가 청년 대부분 “전반적 만족”
행안부 조사 결과 실제 청년들의 사업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 초기인 2018년 참여자 중 85.8%가 “전반적으로 이 사업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는데, 지난해 이 비율은 97.1%까지 올랐다. 만족하는 분야는 근무형태(32.4%), 지원금(27.8%), 자기계발(17.4%), 사업장 환경(13.3%) 등 순이었다. 청년을 고용하는 기업들도 지원금(26.7%), 기업성장(21.6%), 지역 우수인재 채용(21.2%) 등에 만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권에 몰려 있는 청년들이 이 사업을 통해 지방으로 이동하는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행안부에 따르면 4년간 이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주민등록을 이전한 전입자 수는 9682명으로 전체 참여자(11만6748명) 중 9%를 차지한다. 특히 2020년 이 사업에 참여하려고 주민등록을 이전했다고 답한 3649명 중 792명(21.7%)은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전입했다. 또 사회적기업과 마을기업 등에 근무하는 청년도 16% 정도다. 행안부 관계자는 “이 사업이 청년들의 지방 이전과 지역사회 공동체 활성화에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력이 단절됐던 청년이 지방에 정착한 사례도 있다. 선천적 척수 장애가 있는 김지나 씨(37·여)는 지난해 3월 대구의 ‘사회적경제 청년인턴 사업’에 참여해 지역 라디오방송국에서 일하게 됐다. 5년의 서울살이에 지쳤던 김 씨는 2016년 대학 시절을 보낸 대구로 다시 내려왔지만 상당 기간 직장을 얻지 못하다가 취업에 성공했다. 김 씨는 “인턴으로 일하면서 성서공단의 이주민 노동자를 주인공으로 하는 라디오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등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며 “사업 덕분에 방송제작자라는 새로운 꿈을 꾸게 됐다”고 말했다.

행안부는 당초 한시적 사업으로 진행했던 이 사업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 코로나19로 청년 고용 시장이 악화되고 있어서다. 올해부터 2024년까지 3년간 진행되는 2단계 사업에서는 4차 산업혁명에 맞는 인공지능(AI), 자동화 관련 일자리 알선을 늘릴 예정이다. 참여자 수 위주로 집계하던 양적 성과 지표도 개선할 방침이다.

전해철 행안부 장관은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으로 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기업의 구인난을 해소하고 청년 고용을 창출하는 등 성과들이 나타났다”며 “앞으로 청년을 중심으로 지역경제가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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