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개 시군구 청사 건립 위해 쌓아둔 돈 2.3조…재정 비효율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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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1월 20일 10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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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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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243개 시·군·구 기초지방자치단체 가운데 57개가 시청 군청 구청 등 신청사를 건립하기 위해 2조3000억원을 쌓아두고 거의 사용하지 않아 재정의 비효율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32개 지자체는 1년 동안 적립금 대비 집행금액이 0%인 것으로 집계됐다.

20일 시민단체인 나라살림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도 말 현재 이들 57개 지자체의 신청사 건립기금 총 적립액은 2조 3441억원이었다. 반면 이 해 지출한 금액은 2518억원(전체 10.7%)에 불과했다.

특히 32개 지자체는 적립액 대비 지출액이 0%로 당장 쓰지도 않을 예산을 쌓아두기만 해서 재정낭비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청사건립기금 적립액 합계는 1조4000억원이었다.

나라살림연구소는 “미래에 청사를 건립하고자 현재 청사건립기금을 지나치게 쌓아두는 것은 자금 운용의 비효율성을 초래한다”며 “특히 땅값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10년 동안 기금을 모아서 청사부지를 확보하고 건물을 짓는 것 보다 지방채를 발행해서 청사를 건립하는 것이 훨씬 저렴한 금액으로 더 빨리 청사를 건립할 수도 있다 ”고 지적했다.

한편 지자체들의 재정자립도는 2020년 기준 시 평균 33.5%. 군 평균 17.3%, 구 평균 29.0%로 매우 취약해 중앙정부로부터 국고보조금을 받아 어려운 지방 살림을 지탱하는 형편이다.

지출액 0%인 32개 지자체는 다음과 같다. 경상북도 상주시, 경기도 고양시, 서울특별시 강서구, 경기도 여주시, 전라남도 무안군, 전라남도 장흥군, 강원도 정선군, 부산광역시 북구,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대전광역시 대덕구, 충청북도 옥천군, 부산광역시 중구, 전라남도 강진군, 서울특별시 구로구, 대구광역시 남구, 경상남도 함안군, 강원도 속초시, 경상북도 울릉군, 경기도 동두천시, 충청남도 금산군,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광주광역시 북구, 대전광역시 동구, 부산광역시 사하구, 울산광역시 중구, 대구광역시, 서울특별시 성북구,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울특별시 강남구, 경기도 평택시, 서울특별시 강북구, 서울특별시 중구(적립액 많은 순)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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