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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단독]“김만배, 최윤길에 ‘市의장 줄테니 도개공 설립안 의결해달라’ 제안”

입력 2022-01-20 03:00업데이트 2022-01-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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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최윤길 구속영장에 적시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수감 중)가 2012년 6월 당시 새누리당 당내 경선에서 떨어졌던 최윤길 성남시의회 의원에게 “시의회 의장직을 제공해 줄 테니,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조례안이 통과되도록 해달라”고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 金, 동문 설득해 최 의장 당선에 관여
19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남부경찰청은 전날(18일) 최 전 의장을 부정처사 후 수뢰혐의로 구속하면서 영장신청서에 이 같은 내용을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의원은 이후 경선 결과에 불복해 출마했다. 영장에 따르면 김 씨는 성균관대 동문이자 당시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의원인 윤창근 의원을 설득해 2012년 7월 최 의원을 의장으로 당선시키는 데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장에는 김 씨가 2012년 최 전 의장에게 “공사 설립 조례안을 의결시켜 달라. 사업자가 되면 수익 실현 시 지분, 돈, 이익 등 페이버(favor·대가)를 주겠다”고 제의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최 전 의장은 실제로 취임 후인 2013년 2월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조례안 통과를 주도했다.

경찰은 지난해 화천대유 부회장으로 취업했던 최 전 의장이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을 도운 대가로 화천대유 측으로부터 성과급과 급여 등 41억2000여만 원을 약속받고 그중 8000여만 원을 받았다고 판단했다.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 등 수사기관에 제출한 녹취록에서는 김 씨가 2013년 1월 27일 정 회계사에게 “최 의장 섭섭하지 않게만 해 놔. 결국 최 의장이 (성남)시장하고 협상을 해야 돼”라고 발언한 내용이 담겼다.

경찰은 김 씨가 지난해 1월 20일 정 회계사와 전화 통화한 녹음 파일도 증거로 제시했다고 한다. 김 씨는 이날 통화에서 “(의장님에게) 돈을 뭉텅이로 드릴 수는 없는 거고, 저희가 의장님을 고문이나 뭘로 모셔서… 통상 어느 회사나 다 한다. 공직을 떠난 지 얼마 안 되는 것도 아니고 법률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최 전 의장이 지난해 2월 1일 화천대유에 부회장으로 입사한 후 사무실에 출근한 적이 없다는 점, 회사 실무자들이 최 전 의장이 부회장이란 사실을 몰랐다는 점 등을 근거로 성과급 등 41억2000여만 원을 뇌물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최 전 의장은 경찰 조사에서 “김 씨를 소개받은 것은 공사 설립 조례안이 통과된 한참 후”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실제 화천대유 대표와 매달 4, 5차례 만나 민원 처리 방향을 상의했고, 다른 임원들도 50억∼100억 원 가깝게 성과급을 받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고 한다. 김 씨 측도 “조례안 통과 당시 김 씨는 사업에 관여돼 있지 않았고 최 전 의장을 직접 알지도 못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 “병채 아버지(곽상도)는 돈 달라고…. 골치 아파”
정 회계사 녹취록에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화천대유에 근무 중인 아들 병채 씨를 통해 돈을 달라고 했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김 씨는 2020년 4월 4일 정 회계사에게 “병채 아버지는 돈 달라고 그래. 병채 통해서… 골치 아파”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 씨가 2020년 6월 17일 “내가 성남을 떠날 것 같니? 이 일을 하기 위해서 형이 밤마다 공무원을 얼마나 많이 만났는데”라며 성남시 공무원들에 대한 로비 사실도 암시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곽 전 의원은 변호인을 통해 “지난해 법원 영장실질심사에서도 녹취록의 문제점이 확인됐다. 앞으로도 무고함을 밝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날 대장동 관련 검찰 수사를 받던 중 극단적 선택을 한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의 유족들은 김 전 처장이 생전에 남긴 자필 편지를 공개했다. 김 전 처장은 편지에서 “너무나 억울하다. 초과이익 (환수) 부분 삽입을 세 차례나 제안했는데도 반영되지 않았다”며 “회사 일로 조사받는 저에게 어떠한 관심이나 법률 지원이 없는 회사가 너무나 원망스럽다”고 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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