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모드공유하기
동아일보|스포츠

김시래 “꼴찌 팀이지만 PO진출 희망은 있어”

입력 2022-01-19 03:00업데이트 2022-01-19 05:18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지난 시즌 부상에 6경기 출전 그쳐… 지금은 어시스트 평균 6.4개 1위
올스타 득표도 허웅-허훈 이어 3위
삼성, 7승 25패로 10개팀 최하위… 주전 부상에 유일한 한자릿수 승수
“지금 멤버들도 충분한 기량 지녀”
‘잊지 말라. 지금 네가 열고 들어온 문이 한때는 다 벽이었다는 걸.’

시인 고두현의 ‘처음 출근하는 이에게’라는 시에 나오는 구절이다. 고난을 마주한 이들에게 불평 대신 감사를 떠올리게 하는 문구다.

프로농구 삼성의 주장 김시래(33·사진)도 처음에는 ‘불평’이 먼저 터져 나왔다. 지난해 12월 26일 오리온전에서 삼성이 8연패를 당했을 때다. 이날 김시래는 경기 종료 8초 전 턴오버를 범했다. 이 공이 상대 위닝샷으로 이어지며 팀은 64-66으로 역전패했다. ‘그냥 슛을 하지, 왜 패스를 했을까.’ 자책하는 마음에 같은 장면만 10번 넘게 돌려봤다. 이때 그는 자신이 열고 들어온 ‘문’을 떠올렸다. 경기 용인 명지대 뒤편에는 349m 높이의 함박산이 있다. 12년 전 명지대 농구부 2학년이었던 그는 오전 6시마다 이 산을 달려 정상을 찍고 내려왔다. 키 178cm로 동료보다 왜소한 체구에도 1시간 20분 만에 완주하고 1등으로 돌아오는 건 늘 김시래였다. 주전 가드 기회를 잡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이듬해 그는 농구대잔치에서 득점, 어시스트, 수비 등 3관왕을 차지했다.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1순위로 현대모비스에 입단했다. 벽이 문으로 변한 순간이었다. 18일 경기 용인시 삼성트레이닝센터에서 만난 김시래는 “맨 처음 꿈은 프로에서 뛰는 것이었다. 코트에서 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하는데 그걸 잊고 있었다”며 “입단 당시를 떠올리니 어려운 순간도 견뎌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은 18일 현재 7승 25패로 리그 최하위다. 리그 10개 구단 중 승수 한 자릿수 구단은 삼성이 유일하다. 그 가운데 김시래는 경기 평균 어시스트 6.4개를 기록하며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팀 성적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올스타 팬 투표에서도 허웅·허훈 형제에 이어 역대 최다 득표(11만2529표)로 3위에 올랐다.

김시래는 아직 이번 시즌을 포기하지 않았다. 주전인 장민국과 이동엽, 외국인 선수 아이제아 힉스가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플레이오프 진출 희망도 버리지 않고 있다. 그는 “아직 남은 경기가 많다. 힉스 대신 영입한 토마스 로빈슨도 기량이 올라오고 있다”며 “주전 부상의 핑계를 대선 안 된다. 지금 멤버들도 충분한 능력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 삼성으로 이적한 김시래는 부상으로 6경기 소화에 그쳤다. 당시 6강 진입을 노렸던 삼성은 정규리그 7위에 그쳤다. 이때 기억은 그에게 마음의 빚으로 남아 있다. 이제는 4년간 굳게 닫힌 ‘봄 농구의 문’을 열 차례다.

용인=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최신기사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