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냉장고는 서울대 학생들이 만든 스타트업 기업 ‘다인테이블’의 공유 냉장고다. 음식물 폐기를 줄여 환경 보호에 기여하겠다는 의미에서 그린냉장고란 이름을 붙였다. 그린냉장고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주민들은 모든 종류의 음식과 식재료를 여기에 넣어 둘 수 있다. 그러면 필요한 사람이 무료로 가져가면 된다.
얼핏 보면 구청이나 복지시설이 운영하는 음식 공유 프로그램과 비슷하지만, 다른 점은 포인트 제도다. 음식을 가져오는 사람은 공유한 음식의 무게에 따라 포인트를 받은 뒤 현금화할 수 있다. 음식 무게를 재고 운영진에 사진을 찍어 보내면 고기와 야채 등 일반 식료품은 냉장고에 넣은 무게의 50%, 음료 등 액체류는 무게의 25%를 포인트로 준다. 예를 들어 감자 1kg을 냉장고에 넣으면 ‘인증’ 뒤에 500포인트를 받는다. 1000포인트가 넘으면 현금화할 수 있다.
그린냉장고는 운영한 지 채 한 달이 안 됐지만 주민 호응이 높다. 하루에 선반 5칸이 거의 가득 차고, 금세 비워진다. 대용량으로 구입했다가 남은 통조림 식품이나 햇반, 과자 등이 많이 들어온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보관하는 음식 현황을 알 수 있어 헛걸음하는 경우도 드물다.
다인테이블은 곧 두 번째 그린냉장고를 설치할 계획이다. 앞으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음식 나눔 플랫폼을 만드는 게 회사의 목표다. 영국 런던에서 2015년 시작된 음식 공유 애플리케이션(앱) ‘올리오’는 현재 약 60개국에서 500만 명이 이용하고 있다. 박민준 다인테이블 대표는 “음식 나눔은 가정에서 가장 손쉽게 환경보호에 기여하는 방법”이라며 “공유 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