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경의 이런영어 저런미국]“희망을 가져. 내일 일은 아무도 몰라”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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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람에게 돼지 심장을 이식하는 수술을 성공시킨 미국 메릴랜드대 의료진이 기념촬영을 했다. 수술을 이끈 바틀리 그리피스 
박사(오른쪽에서 네 번째)는 “이번 수술이 앞으로 환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을 제공할 것이라는 점을 낙관한다”고 밝혔다. 사진 출처 
메릴랜드대 메디컬 시스템(UMMS) 홈페이지
최근 사람에게 돼지 심장을 이식하는 수술을 성공시킨 미국 메릴랜드대 의료진이 기념촬영을 했다. 수술을 이끈 바틀리 그리피스 박사(오른쪽에서 네 번째)는 “이번 수술이 앞으로 환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을 제공할 것이라는 점을 낙관한다”고 밝혔다. 사진 출처 메릴랜드대 메디컬 시스템(UMMS) 홈페이지
정미경 콘텐츠기획본부 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정미경 콘텐츠기획본부 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미국에서 사람에게 돼지 심장을 이식하는 수술이 성공했습니다. 이번 수술에 대해 “breakthrough(돌파구)” “watershed(분수령)” “incredible achievement(믿기 힘든 업적)” 등의 찬사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수술을 성공시킨 메릴랜드대 의대 연구진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수술에 얽힌 뒷얘기를 공개했습니다.

△“Well, will I oink?”

수술 전 의료진은 환자에게 “돼지 심장을 이식받겠느냐”고 물은 뒤 반응을 살폈다고 합니다. 돼지 심장 이식은 첫 시도이고, 돼지의 의료적 사용이 주는 이미지가 좋지 않아 환자가 거절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상외로 대답은 “음, (수술을 받게 되면) 내가 꿀꿀 소리를 내게 되는 건가요?”였다고 합니다. 환자는 이런 농담으로 수술대에 오르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죠. 동물 소리를 표현하는 의성어는 한국어와 영어에서 크게 다릅니다. 돼지의 ‘꿀꿀’ 소리는 영어로 ‘오잉크(oink)’라고 합니다. 개의 ‘멍멍’은 ‘우프(woof)’라고 하죠.

△“The organ transplant list will probably increase by orders of magnitude.”

이번 수술에는 재생의료기업 리비비코어에서 사육한 유전자 교정 돼지가 사용됐습니다. 이 회사 연구팀은 “(수술 성공으로) 장기 이식 희망자 명단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기뻐했습니다. ‘크기의 순서’로 번역되는 ‘order of magnitude’는 원래 수학적 개념으로 ‘10배 비율의 자릿수’를 뜻합니다. 경제 관련 기사에 ‘increase by two orders of magnitude’라고 나오면 ‘10배 비율의 자릿수 두 개, 즉 100배 증가’를 의미하죠. 일반적인 대화에서 “order of magnitude”라고 하면 복잡하게 수학적으로 따질 것 없이 “크게, 많이” 정도의 의미로 보면 됩니다.

△“We are thrilled, but we don′t know what tomorrow will bring us.”

이번 수술을 이끈 바틀리 그리피스 박사는 “흥분된다(기쁘다), 하지만 내일이 무엇을 가져다줄지 우리는 모른다”고 했습니다. 수술의 완전한 성공을 논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의미겠죠. ‘미래의 불확실성’을 영어로는 ‘내일이 가져다주는 것(what tomorrow brings)’이라고 합니다.


정미경 콘텐츠기획본부 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mickey@donga.com
#돼지 심장#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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