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훈 “형은 인기, 나는 승리”… 허웅 “허허… 실력 안돼 도발”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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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허웅’ vs ‘팀 허훈’ 16일 올스타전
팬 투표 뒤진 허훈 “전략 필요 없다”
허웅 “경기장에서 되갚아 준다”

프로농구(KBL) 스타 허웅(왼쪽)과 허훈이 2020년 1월 19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시즌 KBL 
올스타전에서 치열하게 볼 경합을 하고 있다. 올 시즌 팬 투표 전체 1, 2위에 나란히 오른 허웅, 허훈 형제는 16일 
대구체육관에서 2년 만에 올스타전 맞대결을 펼친다. KBL 제공
프로농구(KBL) 스타 허웅(왼쪽)과 허훈이 2020년 1월 19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시즌 KBL 올스타전에서 치열하게 볼 경합을 하고 있다. 올 시즌 팬 투표 전체 1, 2위에 나란히 오른 허웅, 허훈 형제는 16일 대구체육관에서 2년 만에 올스타전 맞대결을 펼친다. KBL 제공
《팬 투표 전체 1, 2위에 오른 선수가 자기 이름을 걸고 팀을 구성해 치러지는 프로농구 올스타전. 이번 시즌엔 사상 처음으로 허웅(29·DB), 허훈(27·KT) 형제가 팀을 꾸려 16일 대구체육관에서 맞대결을 벌인다. 허훈이 시즌을 마치고 입대를 해 올스타전 ‘형제더비’는 당분간 보기 어렵다. 흥미진진한 모습을 ‘직관’하기 위한 팬들의 경쟁도 치열했다. 올스타전을 엿새 앞둔 10일, 오후 3시부터 시작된 3300석 티켓 예매는 단 3분 만에 매진됐다.》

○ 허훈 “모든 면에서 내가 형보다 낫다”


허훈
“형 앞에서 골을 넣고 보일 ‘비장의’ 세리머니가 있어요.”

올스타전을 나흘 앞둔 12일. 올스타전 콘텐츠 촬영 등 바쁜 하루를 보낸 허훈은 “준비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면서도 형을 도발할 준비는 끝났다며 웃었다. “기사 제목을 ‘허훈 팀 승리’로 써 달라”고도 했다.

이달 초 형제가 만나 치른 선수 지명에서 허훈은 1순위로 KCC의 에이스 이정현을 뽑았다. 역대 올스타전에서 이정현이 속한 팀이 한 번도 안 졌다는 정보를 미리 입수했다. 허훈은 “정현이 형만 뽑으면 무조건 이긴다고 생각했다. 전략은 없다. ‘막농구’를 할지 모르겠지만 이게 더 잘될 때가 있다”며 웃었다.

허훈이 구성한 팀은 요즘 미국프로농구(NBA)에서 유행하는 ‘스몰라인업’이다. 허훈 이정현을 비롯해 최준용(SK), 양홍석(KT), 문성곤(KGC)이 주전으로 나선다. 정통 센터가 없는 게 불안 요소. 허훈은 “다섯 명 모두 빨리 뛰고 3점 슛을 던져 상대의 혼을 빼놓겠다”고 자신했다.

허훈은 형의 장점으로 “득점이 좋다”면서도 “그 정도…”라며 말을 삼켰다. 단점을 묻자 “동생이 어떻게…”라며 계속 말을 삼키다가 “그 친구는 패스가 없지 않나…”라며 세게 ‘디스’했다. 이어 “모든 면에서 내가 낫다”며 또 한 번 형을 자극했다.

올스타전 형제더비에 대한 아버지 허재 전 남자 농구 대표팀 감독의 반응은 어떨까. 허훈은 “아버지는 올스타전 언제 하는지도 모르실 거다. 형이 팬 투표 1위가 된 사실도”라며 웃었다. 그래도 “아신다면 형제 모두를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스타전은 2년 만에 열린다. 허훈은 “하루에 춤 연습만 2시간 정도 하고 있다. 오래 기다려온 팬들께 추억거리를 만들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 허웅 “아우야, 슛은 나한테 밀리잖아”

허웅
“훈이가 까불까불한 면이 있죠. 도발에 일일이 대응할 필요는 없어요.”

허훈의 도발을 13일 전해 들은 허웅은 웃으며 “여기서 굳이 말을 많이 할 필요가 없다. 경기장에서 되갚아주면 된다”고 말했다.

“뽑다 보니 이렇게 됐다”고 겸손하게 말했지만 허웅이 선발한 선수 구성은 치밀하다. 1순위로 팀 동료인 김종규(DB)를 지명했고 라건아(KCC), 이승현(오리온), 이원석(삼성) 등 리그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골밑 자원들을 모두 수집했다. 라건아의 경우 먼저 허훈이 지명했지만 선수 교체 찬스를 놓고 내기 게임을 해 이긴 뒤 데려왔다. 허웅은 “지명 가능한 선수 중 유일한 ‘외국인 출신’이다. 선수 구성은 100% 마음에 든다”고 했다.

주전 라인업은 허웅을 비롯해 김종규, 라건아, 김선형(SK), 이대성(오리온)이다. 팀 허훈보다 라인업 구성에 짜임새가 있다. 허웅은 “‘허훈 팀 승리’라는 말에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허웅은 동생 장점에 대해 “남들이 모두 인정하는 포인트 가드다. 그런 점은 내가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단점을 묻자 “(선수치고) 키가 좀…”이라며 말을 아꼈다. 모든 면이 자기가 낫다는 동생을 향해 “슛에 관해서는 내가 한 수 위다. 초반에 몰아쳐서 점수 차를 크게 벌리겠다”고 자신했다.

이번 올스타전 팬 투표에서 형제가 나란히 1, 2위에 오른 데 대해 허웅은 “많은 사랑을 받는 만큼 재미있는 경기로 보답하겠다. 이벤트 경기긴 하지만 과거 올스타전 때보다 치열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허훈#허웅#올스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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