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시아 기업도 제재… “北에 미사일 기술 지원”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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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北미사일 첫 제재] 러 ‘파르세크’ 개발이사 제재 포함
“미사일 재료-고체연료 기술 전달”

북한 국방과학원이 11일 극초음속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국방과학원이 11일 극초음속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미국 국무부가 12일(현지 시간) 대북 독자 제재 리스트에 러시아 회사 1곳과 러시아인 1명을 포함시켜 주목된다. 러시아가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을 지원했다고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국무부는 대량살상무기(WMD) 확산이나 운송수단(미사일)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거래 활동에 참여한 이들을 제재했다”며 “이들의 관계는 북한 미사일 기술의 핵심 원천”이라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이 지목한 이들은 북한 국적의 오영호, 러시아 회사 파르세크 LLC와 이 회사 개발이사인 로만 아나톨리예비치 알라르.

국무부에 따르면 오영호는 이른바 로켓산업부를 대표해 2016∼2021년 파르세크 LLC 및 알라르와 함께 탄도미사일 개발에 사용되는 케블라(강도가 높은 섬유)선과 아라미드(내열성 등이 뛰어난 섬유), 정밀공작기계 등을 북한에 조달했다. 또 알라르는 오영호에게 미사일 고체연료 혼합물 제조법을 전달했다고 국무부는 밝혔다. 고체연료는 미사일 발사 준비 시간을 줄여 기습 발사가 가능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파키스탄 등을 거쳐 중국 기술이 북한으로 전달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국무부가 직접 러시아를 통해 이 기술이 북한으로 흘러갔다는 사실을 밝힌 셈이다.

파르세크 LLC는 핵시설에 사용되는 분광 아날로그 디지털변환기(ADC) 등을 생산하는 회사다. 특히 이 회사가 공개한 거래 실적에는 모스크바국립대 핵물리학연구소 및 다수의 러시아과학원 산하 기관에 납품한 사실이 포함돼 있다. 러시아가 북한에 미사일 기술을 지원하는 고리가 이 회사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미국 국무부#대북 독자 제재 리스트#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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