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고객 발길 돌리면 정당성 잃어…저의 부족함” 멸공 논란 사과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월 13일 18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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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이틀만에 인스타그램 활동을 재개했다.(인스타그램 갈무리)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이틀만에 인스타그램 활동을 재개했다.(인스타그램 갈무리)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마트 노조 성명서가 자신의 언행에 대해 우려를 표한지 하루 만에 “저의 부족함”이라며 사과했다.

정 부회장은 13일 오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전날 이마트 노조가 발표한 성명서 기사를 올리며 “나로 인해 동료와 고객이 한 명이라도 발길을 돌린다면 어떤 것도 정당성을 잃는다. 저의 자유로 상처받은 분이 있다면 전적으로 저의 부족함입니다”라고 썼다.

정 부회장은 그동안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공간에서 한 발언에 대해 본인의 경험과 소회를 푸는 ‘표현의 자유’ 영역임을 강조해왔다. ‘멸공 논란’이 번졌을 때도 “사업가로서, 국민으로서 느끼는 당연한 마음을 얘기한 것”이라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노조가 이례적으로 우려를 표하는 등 ‘오너 리스크’가 불거지자 고객과 임직원들에게 미칠 영향이 표현의 자유보다 더 우위에 있음을 인정한 것이다. 그동안 이마트 노조가 임금이나 처우개선을 위해 성명서를 발표한 적은 있으나 정 부회장의 게시글을 콕 집어 우려를 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한국노총 소속 전국이마트노동조합은 ‘멸공도 좋지만 본인 사업을 먼저 돌아보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고객과 국민에게 분란을 일으키고 회사의 이미지에 타격을 주는 정 부회장의 언행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조는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은 자유이나 그 여파가 수만 명의 신세계, 이마트 직원들과 그 가족들에게도 미치는 것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정 부회장의 사과 등 연이은 입장 표명으로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멸공 논란에 출렁였던 신세계 주가도 서서히 회복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세계 주가는 전날보다 1000원(0.41%) 오른 24만7500원에 장을 마쳤다. 멸공 논란이 극에 달했던 10일 종가 대비 1만4500원(0.62%) 올랐다. 같은날 13만3000원까지 떨어졌던 신세계인터내셔날 주가는 13일 3500원(2.63%) 오른 13만6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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