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코로나 이젠 독감처럼 다루자” 제안… WHO “시기상조”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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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대응방식 놓고 논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 확산세가 누그러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코로나19를 ‘엔데믹(풍토병·風土病)으로 관리하자’는 주장이 유럽에서 제기됐다. 반면 세계보건기구(WHO)가 시기상조라고 일축하면서 각국의 코로나19 대응 방식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WHO는 3∼9일 전 세계 신규 확진자 수가 전주 대비 55% 증가한 1515만4666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 “코로나19는 풍토병” vs “시기상조”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11일 현지 라디오 인터뷰에서 “팬데믹 이후 치명률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자 집계를 멈추고 독감처럼 다루자”고 주장했다. 산체스 총리는 “코로나19를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풍토병으로 다루는 방안을 유럽 국가들에 제안했으며 논의 여건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스페인 보건당국은 다른 호흡기 질환처럼 코로나19 증세의 경중을 따진 뒤 중증 환자만을 추적, 관리하는 시스템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영국에서도 비슷한 제안이 나왔다. 백신 담당 정무차관을 지낸 나딤 자하위 교육부 장관은 9일 BBC에 “영국은 팬데믹에서 엔데믹으로 전환하는 길 위에 서 있다”고 말했다. 정부 자문 마이크 틸데슬리 워릭대 생명과학과 교수 등도 “오미크론은 코로나19 풍토(병)화의 첫 버전”이라고 주장했다. 영국은 이달 4일 21만870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사망자는 48명이었다.

이에 WHO는 코로나19의 풍토병 전환은 ‘위험 요소가 많다’며 반대했다. 캐서린 스몰우드 WHO 유럽지부 비상대응팀장은 11일 기자회견에서 “코로나바이러스는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고 너무 빠르게 진화해 풍토병으로 판단할 시기가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WHO에 따르면 올 1월 첫째 주 유럽에서만 700만 명이 오미크론에 감염됐다. 그 2주 전에 비해 2배 이상으로 증가한 것이다. WHO는 두 달 안에 유럽 인구 절반 이상이 오미크론에 감염될 것이라고 예측됐다.
○ 각국서 커지는 오미크론 대응 혼란
스파이더맨과 ‘백신접종 인증샷’ 11일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청소년이 
스파이더맨으로 분장한 연기자와 나란히 서서 인증 사진을 찍고 있다. 최근 15∼17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멕시코에서는 다양한 접종 독려 캠페인이 이어지고 있다. 멕시코시티=AP 뉴시스
스파이더맨과 ‘백신접종 인증샷’ 11일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청소년이 스파이더맨으로 분장한 연기자와 나란히 서서 인증 사진을 찍고 있다. 최근 15∼17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멕시코에서는 다양한 접종 독려 캠페인이 이어지고 있다. 멕시코시티=AP 뉴시스
오미크론 감염자 급증에 따른 각국 혼란도 커지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교사들이 학생 코로나19 검사 지침 완화에 반발해 13일 파업하기로 했다. 이날 이탈리아에서는 가짜 코로나19 백신을 수십 명에게 놓은 간호사가 경찰에 체포됐다. 정부가 백신 접종 의무화에 나서면서 가짜 백신, 허위 백신여권 범죄가 급증했다고 안사통신은 전했다.

영국에서는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내려진 2020년 5월 런던 총리관저에서 100여 명이 정원 파티를 연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보리스 존슨 총리에 대한 사임 요구가 거세다. 11일 여론조사기관 유고브 조사 결과 응답자의 56%가 ‘존슨이 물러나야 한다’고 답했다. ‘총리직 유지’ 응답은 27%였다.

이날 전국 학교에서 대면 수업이 재개된 미국에서는 코로나19 진단키트가 부족해 큰 혼란을 빚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캘리포니아주 일부 학교에서 보관 중이던 진단키트 100만 개는 겨울폭풍으로 파손됐다. 플로리다주에서는 교사에게 지급된 진단키트 일부가 유통기한이 지난 것으로 나타났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스페인#코로나#독감#시기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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