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언급 없이도 최대 메시지 효과…김정은, 2년 만에 미사일 ‘직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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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1월 12일 11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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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국방과학원이 11일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2일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국방과학원이 11일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2일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2년여 만에 미사일 시험 발사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직접적인 대외 메시지는 발신하지 않았지만, 신무기 개발 성공을 대대적으로 기념하면서 주변 정세에 미치는 영향력은 극대화되고 있다.

12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 총비서가 11일 진행된 국방과학원의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 현장에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김 총비서의 미사일 시험발사 현지지도는 지난 2020년 3월21일 전술유도무기 시범사격 참관 이후 약 2년 만이다.

북한은 지난해 1월 제 8차 당 대회에서 국방발전 5개년 계획을 제시하고 이후 8차례 시험발사를 진행했는데 김 총비서는 한 번도 참관하지 않았다.

2년 만에 군사 분야 현지지도를 재개한 것은 극초음속미사일의 의미가 그만큼 크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은 이날 이 미사일이 5개년 계획의 핵심 5대 과업 중 가장 중요한 전략적 의의를 가진다고 밝혔다.

김 총비서는 이번 참관에서 대남, 대미를 향한 별도의 메시지는 발신하지 않았다. 김 총비서의 직접적인 대외 메시지는 지난 9월 최고인민회의와 10월 국방발전전람회 계기 연설에서 ‘이중기준’과 ‘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한 것이 마지막이다.

대신 극초음속무기 개발 부문의 ‘대성공’을 선언하고 기여한 국방 간부들을 평양 본부청사까지 불러 기념사진을 찍는 등 ‘축하 이벤트’로 국방력을 과시했다.

겉으로는 ‘계획’에 따른 국방력 강화에 집중하는 모습이지만, 연초부터 연이은 무력시위와 신무기 개발, 김 총비서의 재등장으로 주목도는 더 높아지고 있다.

특히 그간 김 총비서가 시험발사 현장에 등장하지 않은 것은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으려는 ‘로키’(low-key) 의도로 해석됐기 때문에, 이번 현지지도가 보다 강도 높은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말’ 없는 ‘행동’만으로 메시지 효과를 극대화 시킨 것이다.

정부도 한껏 예민해진 모습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 결과를 보고받은 뒤 ‘강한 유감’ 입장을 표명했다. 대선(3월9일) 일정도 언급하며 남북관계가 긴장되지 않아야 한다고 이전보다 높은 수위의 우려를 나타냈다.

국제사회 여론 역시 악화되고 있어 종전선언 등 대화 추동력도 상당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11일(현지시간) “이번 최근 진행 상황이 매우 우려스럽다”라고 말했고, 유럽연합(EU)도 성명을 통해 대북 제재 이행을 예고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정초 군사 분야 현지지도부터 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면서 김 총비서가 직접 움직이고 있다는 것은 조만간 대남·대미 등 대외분야의 메시지를 발신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라고 내다봤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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