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치주의의 불꽃’ 저자 윤성근 판사, 말기암 투병 끝 별세…향년 63세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월 11일 16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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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근 서울고법 부장판사© 뉴스1
윤성근 서울고법 부장판사© 뉴스1
윤성근 서울고법 부장판사(사법연수원 14기·사진)가 11일 별세했다. 향년 63세.

충북 청원 출신으로 서울 충암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윤 부장판사는 1998년 인천지법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서울남부지법 수석부장판사 등을 거쳐 2015년부터 2년 간 서울남부지법원장을 지낸 뒤 2017년부터 서울고법에서 일선 재판을 맡아왔다.

법관으로 재직하며 상설중재재판소 재판관, 한국국제사법회, 국제거래법학회 고문을 역임한 윤 부장판사는 영미법, 중국법, 국제상사법 등에 정통해 법원 내 국제법 전문가로 꼽혔다. 외국어 실력도 뛰어나 여러 차례 유엔국제상거래법위원회 전문가회의 대한민국대표단을 지내기도 했다.

윤 부장판사는 지난해 11월 말기 담도암 투병 중 자신의 언론 기고문 등을 모은 칼럼집 ‘법치주의를 향한 불꽃’을 출간했다. 강민구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 연수원 동기들이 쉬운 언어로 법치주의에 대한 고찰을 담은 윤 부장판사의 글을 사회에 전하고 윤 부장판사의 병원비를 보태기 위해 힘을 모아 출간한 것이다.

법치주의를 향한 불꽃은 초판 인쇄에 들어간 지 약 2주 만에 5000권 판매가 완료되는 등 주변의 반응이 뜨거웠다. 윤 부장판사는 지난해 12월 인세 중 2000만 원을 북한 인권단체인 사단법인 물망초와 자폐인들을 지원하는 한국자폐인사랑협회에 각각 1000만 원씩 기부했다.

윤 부장판사의 역대 배석판사 등이 서평을 쓰고 투병생활을 응원하는 지인들의 편지도 이어졌지만 윤 부장판사는 결국 세상을 떠났다. 빈소는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유족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엄중한 상황을 고려해 조문은 정중히 사양한다고 전했다. 발인은 13일.
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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