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오미크론 급증에도 방역조치 완화…“치명률 낮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월 11일 16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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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치명률, 경제성장 고려-집단면역 기대

지난해 6월 높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률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까지 없애며 ‘백신 모범국’으로 꼽히던 이스라엘에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인구의 40%를 웃돌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럼에도 이스라엘 정부는 방역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낮은 치명률과 경제에 미칠 여파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9일(현지 시간) 트위터를 통해 “각료회의 자료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 기간 누적 확진자가 200만~4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인구 약 930만 명 가운데 최대 43%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게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까지 이스라엘 코로나19 확진자는 약 155만 명이다. 이스라엘에서는 7일 이후 하루 확진자가 2만 명을 넘어섰다. 9일 확진자는 3만970명이나 됐다. 지난해 12월 중순만 해도 하루 확진자는 몇백 명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스라엘 정부는 방역 조치를 완화하고 있다. 9일부터 백신을 접종했거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가 회복한 외국인에게 입국을 허용했다. 외국인 입국 금지 조치 이후 43일 만이다. 감염자 격리 기간을 10일에서 5일로 줄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완화 조치의 배경으로는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의 치명률이 낮다는 점이 꼽힌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통계에 따르면 일주일 평균 하루 확진자는 10일 2만 명을 넘었지만 사망자는 2명이었다. 지난해 10월 26일 사망자 10명이 발생한 이후 하루 사망자는 내내 한 자릿수였다.

봉쇄(lockdown) 조치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도 중요한 요인이다. 베네트 총리는 지난해 여름 4차 대유행 당시 국내 봉쇄 조치를 거부하며 “이전 봉쇄로 총 640억 달러(약 76조6700억 원)의 경제 손실을 봤다. 이를 반복할 순 없다”고 밝혔다. 봉쇄 조치를 하지 않은 지난해 1월 이후 이스라엘 경제는 크게 성장했다. 이스라엘은행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6.5% 증가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반면 3차례 봉쇄 조치를 내린 2020년 성장률은 ―2.4%였다.

코로나19 집단면역이 가능할 수 있다는 의견도 조심스레 나온다. 최근 나흐만 애시 이스라엘 최고보건고문은 “많은 사람이 백신을 접종한 결과 집단면역이 발생하기를 원한다”고 했다. 이스라엘은 60세 이상에게 4차 접종을 실시하기로 한 상태다. 9일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이스라엘 부스터샷(3차) 접종률은 47.0%로 주요국 상위권이다. 영국 52.8%, 독일 42.7%, 미국 22.8% 등이다.


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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