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보이콧’ 선언 與 의원들…“불필요한 논쟁” 당내 쓴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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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1월 11일 15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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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11월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부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서철모 화성시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21일 오후 경기 화성시 국제테마파크 부지에서 열린 ‘화성테마파크 비전 선포식’에서 사업예정지를 현장시찰하고 있다. 2019. 11.21/뉴스1 © News1
지난 2019년 11월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부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서철모 화성시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21일 오후 경기 화성시 국제테마파크 부지에서 열린 ‘화성테마파크 비전 선포식’에서 사업예정지를 현장시찰하고 있다. 2019. 11.21/뉴스1 © News1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일부 지지자들이 신세계백화점, 스타벅스, 이마트에 대한 보이콧 움직임을 보이는 것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기업 오너가 외친 ‘멸공’ 구호에 여당 의원들이 불매를 독려하는 것이 자칫 ‘기업 핍박’의 프레임이 씌워져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민주당 의원들은 1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잇따라 글을 올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최근 언행을 비판했다.

유기홍 의원은 “(정 부회장의) ‘멸공 놀이’에 하루 만에 신세계 시가총액 1700억원 가량이 증발했다”며 “북한 리스크가 걱정이라면서 멸공 타령이라니, 아무래도 진짜 문제는 오너 리스크”라고 꼬집었다.

이어 “남북기본합의서가 남북한을 ‘평화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관계’로 정의한 것이 노태우 정부 때 일이고 이젠 종전선언이 추진되는데 대체 어느 시절의 멸공 타령인가. 한심한 작태”라며 “멸공은 결국 전쟁을 하자는 말이며 그것은 공멸이다”라고 비판했다.

안민석 의원 역시 “정 부회장의 ‘멸공’에 국민들과 네티즌은 ‘신이스불’(신세계, 이마트, 스타벅스 불매운동)으로 답하고 있다”며 “재벌 금수저의 일베 놀이로 인한 오너 리스크로 주주와 직원만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다. 정 부회장은 국민께 사과하는 길이 해결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 부회장의 일베 놀이에 이마트 장보기로 화답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도 시대착오적”이라며 “윤 후보가 중국 수출에 목숨을 건 기업인들의 심정을 알기나 할까”라고 지적했다.

일부 여권 인사는 지지자들의 신세계 불매 움직임에 동조하기도 했다. 민주당 선대위 현근택 대변인은 “선대위와는 관계없는 개인적인 견해”라면서도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지 않겠다”는 글을 올렸다.

김용민 최고위원 역시 “커피는 동네 커피가 최고다. 카페마다 고유의 맛과 향이 있고, 심지어 고양이도 만날 수 있다”고 했다. 남영희 선대위 대변인도 이를 받아 “동네 커피는 카페마다 고유의 맛과 향이 있고, 심지어 멋진 청년도 만날 수 있다”고 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인스타그램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인스타그램
하지만 여권 내부에서는 이번 논란에 대응하면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 부회장이 제기하고, 국민의힘이 호응하는 멸공 논란에 대응하는 것 자체가 해묵은 색깔론에 휘말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선대위 총괄특보 단장인 정성호 의원은 “멸공 논란도, 불매운동도 중단했으면 한다”며 “누가 어떤 의도로 제기했든지 기업의 주가가 떨어져 개미투자자가 손해를 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에서 최대 교역국인 중국을 불필요하게 자극하는 것은 국익에 도움 되지 않는다”며 “중국의 눈치를 보자는 것이 아니다. 이제 우리는 세계 10위권 이상의 당당한 자주 주권국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멸공에 반응하는 것은 국익에 손해를 끼치더라도 색깔론으로 지지자를 결집하려는 음모에 말려드는 일”이라며 “국민의힘에서 안간힘을 쓰고 있는 네거티브 초대장을 당당하게 거부하고, 이번 대선을 누가 우리의 미래를 더 잘 설계하고 있는지를 겨루는 희망의 광장으로 만드는 데 집중하는 것이 우리의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선대위 관계자는 “선대위 차원에서 이번 멸공 논란에 대한 방침을 정한 것은 없다”면서도 “지금은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가장 큰 과제다. 네거티브 이슈에 휘말릴 필요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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