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협, 코로나 재택치료자 무상 ‘한의진료 접수센터’ 운영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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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한의사협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와 코로나19 후유증, 백신 후유증을 겪고 있는 환자들을 위해 ‘코로나19 한의진료 접수센터’를 운영 중이다.

코로나19 한의진료 접수센터의 온라인 플랫폼과 전화로 진료를 의뢰한 환자는 전국에 있는 500여 곳의 코로나19 사전교육을 받은 한의원과 한방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다. 홍주의 한의협 회장은 “지난해 12월 22일부터 코로나19 한의진료 접수센터를 운영 중”이라며 “접수센터를 개소하고 누적 접속 건수만 11만 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홍 회장은 “한의계는 코로나19 발병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방역 및 관리, 치료에 참여하기를 요청했으나 번번이 특정 직역의 반대로 참여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정부는 코로나19 진료에 한의사 참여 여부를 지방자치단체에 맡긴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여전히 코로나19 한의 진료에 정부 차원의 지원은 없는 상태다. 이에 한의협은 8000만 원을 긴급 투입해 재택치료 환자들이 무상으로 한의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홍 회장은 “코로나 치료에 아직 검증된 약 없이 대증치료만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양약이든 한약이든 활용 가능한 모든 방법이 동원돼야 한다”며 “유사질환에 사용하는 안전한 한약들로 후유증을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진 초기에는 청폐배독탕을 기본 처방으로 발열, 오한, 기침, 인후통 등이 주 증상일 때는 형방패독산 등이 사용된다. 설사,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나면 곽향정기산, 발열, 인후통, 흉통 등과 호흡기 증상이 주증상이면 마행감석탕 등이 처방된다. 코로나19와 백신 후유증에는 구미강활탕, 연교패독산 등이 처방된다. 홍 회장은 “코로나19 한약은 위중증으로 가는 확률을 줄일 수 있다”며 “백신 후유증과 코로나19 후유증을 겪는 환자는 10일분의 한약을, 코로나19 확진자는 5일씩 처방되는 한약을 복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의협은 이 같은 내용으로 국내와 해외의 임상 자료들을 취합해 20일 국회 공천회도 열 예정이다.

“한약, 간질환 치료하고 간 해독 도와”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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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의 오해와 진실

한의계는 질병 치료에 한약과 양약을 비교하는 것보다 각각의 특성과 장단점에 따라 부족한 부분을 상호보완해 치료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한다.

양약은 특정 성분으로 제조돼 치료 효과가 빠르게 나타난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급성 질환, 바이러스, 세균성 질환, 통증에 효과적이다. 하지만 질환에 따라서는 약물에 대한 의존성과 중독이 발생할 수 있으며 장기 복용할 경우 내성이 생길 수 있다. 암이나 면역 관련 질환을 치료할 때 양약의 타깃요법은 암 세포뿐 아니라 정상조직이 손상되는(모발이나 손발톱 빠짐 등) 약물 부작용도 발생한다.

반면 한약은 자연물의 성미를 최대한 살려 여러 종류의 약제를 혼합해 제조하기 때문에 양약보다는 효과가 더디고 오랜 기간 복용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대신 생약 각각의 성분이 상호보완적이며 부작용이 적다.

한약은 몸속에서 보다 다양하고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오장육부의 기능과 균형을 유지하면서 몸이 스스로 질환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질환 치료보다 건강한 체질 개선에 궁극적인 목표를 두고 있다. 즉, 한약은 면역력을 높여 질병을 예방하고 체질을 강화하는 데 적합한 치료제다. 꾸준한 치료를 필요로 하는 만성질환과 면역계 질환에 효과적이다.

○양약복용 시 한약을 함께 복용하면 안 된다?


일반적으로 약효가 작용하는 용량은 한약·양약 모두 안전하게 설정돼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항암치료의 경우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 한·양방 협진이 꾸준히 연구되고 있다.

하지만 처방받은 약에 따라 상호보완이 가능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으므로 반드시 한의사 또는 의사의 조언에 따라 복용하는 것이 좋다. 항생제나 스테로이드의 경우 한약과 함께 복용할 시 1∼2시간 간격을 두는 것이 좋다. 소염제 등은 함께 복용 시 위장에 무리가 있을 수 있으므로 식후 30분 이상 간격을 두고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의원마다 처방이 제각각이다?


한약은 표준화된 변증과 귀납을 통해 각기 다른 처방을 한다. 같은 감기라도 사람마다 호소하는 증상이 다 같지 않으므로 나타나는 증상과 기간에 따라 한의사가 적합한 처방을 선택한다. 나아가 기본적으로 호소하는 증상 이외에 기타 증상들을 함께 유추해 약재를 가감하는 합방(기존 처방끼리 더하는 것)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방식은 개인 맞춤 처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최신 의료기술 도입과 활발한 연구 활동으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진료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기존의 처방을 발전시켜 운용하는 한의원도 많은데 이는 다양한 질병치료를 위한 긍정적인 변화이다.

○한약을 복용하면 간에 부작용이 생긴다?


한국 한의학연구원과 10개 한의대부속병원 임상연구를 보면 입원환자 1001명을 대상으로 2년 9개월간 한약을 복용한 결과 99.4%인 995명에겐 간에 전혀 영향이 없었고 0.6%인 6명에게만 간 기능에 영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6명도 외부 기타요인으로 인해 발생됐거나 자체 회복이 가능한 미미한 수준이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의 많은 임상논문들도 한약이 간을 손상하기보다 오히려 간염이나 간질환 등을 치료하고 간 해독을 돕는다는 내용이 다수다.

이런 오해가 생긴 또 다른 원인은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약재의 사용과 비전문가들에 의한 잘못된 복용과 남용때문이다.

○농약 검출 때문에 한약을 믿고 복용할 수 없다?


시장이나 마트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약재와 한의원에서 취급하는 약재는 품질과 안전성 기준이 서로 다르다. 한의원은 의료기관으로써 엄격한 보건의료법 적용하에 관리되며 보건소 허가시설(탕전원)에서만 조제를 요청할 수 있다. 또 한의원에서 처방받는 한약은 선별부터 세척, 중금속 테스트까지 식품의약안전처의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제약용 한약재를 사용하여 제조되므로 안심하고 복용해도 된다.

○한의학은 비과학적이다?


과학은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얻어진 지식의 체계’다.

한의학은 이미 5000년의 역사를 거쳐 검증된 지식체계다. 신약의 경우 그 과정이 길어야 10년이다. 심지어 코로나19와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는 아주 짧은 기간에 만들어지기도 한다. 이 때문에 뒤늦게 부작용이 발견돼 회수되는 약들도 적지 않다. 그에 비해 한약은 이미 오랜 기간에 걸쳐 많은 검증을 거친 치료제다.

배가 차서 설사를 자주하거나 생리불순이 있는 사람은 배를 따뜻하게 해주는 한약이나 침, 뜸 치료를 하면 증상이 호전된다. 차가워서 생긴 문제를 따뜻하게 해줌으로써 해결한다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이다.

신경이 예민한 사람이 정신적 피로가 과도하게 쌓이면 위장 기능이 크게 떨어져 소화불량과 같은 위장 질환이 발생한다. 원래 서양의학에서는 이러한 개념을 부정했다. 하지만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신경성 위염이나 과민성 대장증후군 같은 질병 개념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한의학에서는 오래전부터 이 같은 질환을 ‘간비불화(肝胃不和)’나 ‘간기범위(肝氣犯胃, 간기가 위의 기능에 영향을 줌)’와 같은 변증 개념으로 치료를 해오고 있었다.

지금도 한의학에서 사용되는 약초들이 질병에 효과가 있다는 논문이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일부는 생약제제나 신약으로 활용되고 있다.

도움말
이마성 대한한의사협회 홍보이사 (광덕안정한의원 강동길동점 대표원장)

홍은심기자 hongeunsim@donga.com
#헬스동아#건강#의학#한의협#간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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