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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스포츠

‘스노보드 호랑이’ 이상호, 불만 쌓일수록 메달도 쌓인다

입력 2022-01-10 03:00업데이트 2022-01-10 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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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 월드컵 평행대회전 동메달, 시즌 세계랭킹 1위 굳게 지켜
“결승 못 간 것 두고두고 아쉬워…맘에 안들면 수양록 쓰며 다잡아”
사진 출처 국제스키연맹(FIS) 인스타그램
청산(靑山)은 우리 보고 불만 없이 살라 하지만 백산(白山) 위에서는 불만이 미덕이 될 때가 있다.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향하는 ‘배추 보이’ 이상호(27·하이원·사진)의 모습이 딱 그렇다.

이상호는 8일(현지 시간) 스위스 스쿠올에서 열린 2021∼2022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월드컵 5차 대회 알파인 남자 평행대회전 3, 4위 결정전에서 미르코 펠리체티(30·이탈리아)에 0.44초 앞서 동메달을 차지했다. 그는 이날 랭킹포인트 60점을 추가하면서 시즌 랭킹 1위(360점) 자리를 굳게 지켰다.

그러나 경기 후 이상호는 잘한 것보다 못한 걸 먼저 생각했다. 이상호는 “많이 아쉬운 대회였다. 슈테판 바우마이스터(29·독일)와 맞붙었던 준결승이 가장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예선을 2위로 마친 이상호는 준결승에서 예선 6위 바우마이스터와 만났다. 예선 성적에서 앞선 이상호에게 코스 선택권이 있었지만 0.17초 차로 결승 진출 티켓을 내주고 말았다.

이상호에 이어 랭킹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바우마이스터는 이번 대회 준우승으로 랭킹포인트 80점을 더해 총점 290점을 기록하면서 이상호를 추격했다. 결승에서 바우마이스터를 물리친 드미트리 로지노프(22·러시아)도 랭킹 포인트 277점으로 랭킹을 3위까지 끌어올리면서 올림픽 메달 경쟁에 불을 붙였다.

이상호는 2018 평창 대회 때 스노보드 평행 대회전에서 은메달을 따면서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이 종목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그러나 2019년 1월 어깨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른 뒤 위기를 맞았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2위에 그치는 등 좀처럼 기량이 돌아오지 않았던 거다. 이상호는 “마음속에 불만이 쌓일 때면 수양록을 쓰면서 고비를 넘겼다”고 말했다.

불만을 다스리자 실력도 돌아오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11일 열린 이번 시즌 1차 대회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월드컵 금메달을 따낸 이상호는 5일 뒤 2차 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면서 역시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랭킹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한국 첫 올림픽 설상 금메달을 향해 오늘도 불만을 쌓고 또 쌓아 가고 있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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