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구경 갔다가… 파키스탄 휴양지 폭설로 최소 22명 사망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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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원지대 도로서 차량 수만대 고립
대부분 가족 단위… 어린이도 10명

8일 파키스탄 북부 유명 겨울 휴양지인 무리의 도로에 1m가 넘는 폭설이 내려 차량이 눈 속에 파묻혀 있다. 이날 밤새 내린 눈으로 차량 수천 대가 도로에 갇혔고 여행객 최소 22명이 사망했다. 무리=AP 뉴시스
8일 파키스탄 북부 유명 겨울 휴양지인 무리의 도로에 1m가 넘는 폭설이 내려 차량이 눈 속에 파묻혀 있다. 이날 밤새 내린 눈으로 차량 수천 대가 도로에 갇혔고 여행객 최소 22명이 사망했다. 무리=AP 뉴시스
파키스탄에서 설경을 보러 떠난 여행객 수십 명이 폭설로 도로에 갇혔다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8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 북부 펀자브주 무리 인근 도로에서 1m가 넘는 폭설이 내려 차량 수만 대가 고립되고 최소 22명이 사망했다.

사망자 대부분이 가족 단위 관광객으로 어린이 사망자도 10명에 달한다. 사망자 명단에는 여섯 자녀 모두가 15세 미만인 가족, 함께 여행에 나선 친구 4명, 두 자녀를 둔 가족 등이 확인됐다. 구조 당국은 피해자 대부분이 동사로 숨졌고, 일부는 일산화탄소 중독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파힘 요누스 미국 메릴랜드대 공중보건대 교수는 “공회전하는 차가 눈에 파묻혀 배기관이 막힐 경우 차량 내 승객이 냄새가 없는 일산화탄소를 흡입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리는 고원 지대에 있는 대표적인 겨울 휴양지로 이례적으로 많은 눈이 내려 관광객이 몰렸다. 셰이크 라시드 아마드 내무장관은 “최근 20년간 가장 많은 인파가 몰려 재앙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지역에는 수일간 차량 10만 대가 몰렸고 소셜미디어에는 설경을 담은 사진이 다수 게시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지역 당국은 여행객 수를 발표하며 관광객 유치에 나섰지만, 7일부터 폭설로 도로가 고립되기 시작했다. 결국 8일 파키스탄 정부는 이곳을 재난 지역으로 지정했다.

펀자브주 경찰은 9일 오전 무리 인근 도로 구조 작업을 완료했으나 여전히 교통은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조된 사람들은 지역 내 관공서나 학교 내 임시 대피소에서 의약품과 식품을 제공받으며 머물고 있다.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는 몰려드는 휴양객과 갑작스러운 폭설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파키스탄 폭설#고립#관광객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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