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국 직전까지 갔던 尹-李, 당직 인선 놓고 격한 언쟁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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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 충돌’ 비공개회의 무슨 일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대선 후보가 6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장에서 날카로운 신경전 끝에 갈등을 봉합하고 서로 포옹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전략기획부총장 임명안 상정에 대한 내용 설명이 없었다.”(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당무우선권에 대한 ‘울산 합의’를 파기한다는 뜻인가요.”(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6일 오후 극한 갈등을 봉합한 윤 후보와 이 대표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비공개 회의석상에서 얼굴을 붉히며 날카롭게 대립했다. 윤 후보가 관계 개선을 위해 이 대표가 제안한 지하철역 인사에 나서며 유화적 제스처를 내비쳤지만 이 역시 무위로 돌아갔다.

복수의 당 관계자에 따르면 윤 후보가 이날 오전 9시 최고위에서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으로 지목돼 일선에서 퇴진한 권성동, 윤한홍 의원 대신에 권영세, 이철규 의원을 사무총장과 전략기획부총장에 각각 임명하려 하자 이 대표가 안건 상정을 막고 나섰다. 이 의원은 윤 후보 경선 캠프에서 조직부총장을 맡은 당내 대표적 친윤(친윤석열) 인사다.

회의 전에 독대까지 했지만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한 양측은 급기야 비공개 회의에서 격한 언쟁을 벌였다. 이 대표는 이 의원을 가리켜 “당 대표를 모욕하고 욕지거리를 해대고 휴대전화 포렌식까지 하자고 한 사람”이라며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의원이 전략부총장으로 올라왔는지 모르고 있었다”고 하자, 윤 후보가 “독대 때 말하지 않았느냐”는 취지로 설명했다. 윤 후보가 이 대표에게 지난해 12월 3일 ‘울산 합의’를 거론하며 “나에게 당무우선권이 있는데, 왜 요청을 안 들어주느냐. 이렇게 해석을 하면 ‘울산 합의’는 깨진 거라고 봐야죠” “당무우선권에 대한 해석에 따라 처리해 달라”고 강조했다. 인선안은 전날 공문으로도 이 대표 측에 발송됐다고 한다.

권 의원은 “자신을 비판했다고 임명을 거부하는 건 대의명분이 약하지 않느냐”고 이 대표에게 따져 물었고, 이 대표는 “가르치려 들지 말라”는 취지로 맞섰다. 이 대표는 또 “제 도장이 찍힌 임명장이 나가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결국 윤 후보는 “의견을 개진할 기회를 드렸으니 이제 그냥 임명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며 “그것이 (당무우선권을 가진 후보의 대표에 대한) 협의 절차”라고 했다. 이후 윤 후보는 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뒤 당사로 돌아와 당초 방침대로 임명을 단행했다.

앞서 윤 후보는 오전 8시경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 5번 출구에서 50분가량 허리를 90도로 숙이는 ‘폴더 인사’를 했다. 윤 후보가 이 대표의 제안인 ‘연습문제’를 풀어 관계 개선을 시도한 것. 이 대표는 윤 후보 측이 공개한 일정에 지하철 인사가 빠져 있자 “제안이 거부됐다”며 선거 지원 중단을 선언했던 상황. 하지만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가 상의 없이, 요구와 다른 방식으로 지하철 인사를 했다. 관심이 없다”고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이준석#윤석열#파국#고성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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