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최고령 2차대전 참전용사 로렌스 브룩스 타계…향년 112세

  • 뉴시스
  • 입력 2022년 1월 6일 0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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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제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 가운데 최고령자로 알려진 로렌스 N. 브룩스가 5일(현지시간) 11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사망 사실은 국립 2차세계대전 박물관에서 발표했으며 브룩스의 딸이 이를 확인했다.

2차 세계대전 초기에 미군에 입대한 아프리카계 미국인 군인은 미군에서 흑인부대에 전속되었고 주로 비전투부대나 보급, 수리, 수송 같은 보조 서비스 업무에 종사했다고 뉴올리언스에 있는 2차대전 박물관의 교육관람 담당 부관장 피트 크린 소령은 말했다.

“그 이유는 순전히 인종차별 때문이었다. 달리 그 이유를 설명할 길이 없다”고 그는 말했다.

하지만 1909년 9월 12일 생인 브룩스는 원래 유머감각이 뛰어나고 긍정인데다 친절한 천성을 타고난 것으로 유명했다. 그처럼 오래 장수하는 비결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주님을 잘 섬기고 사람들에게 친절한 것”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브룩스는 2014년 박물관에서 역사 및 생애에 관한 구술을 위해 인터뷰를 했을 때에도 “ 나는 누구에게도 악감정을 품어 본 적이 없다. 언제나 모든 일이 제대로 되는 것, 사랑스럽게 되는 것을 원했다. 사람들이 즐겁게 인생을 살고 재미있게 살며 행복해하는 것, 슬프게 살지 않는 것을 원한다”고 말했다.

브룩스는 뉴올리언스 근교 센트럴 시티에 있는 연립주택에서 딸 바네사 브룩스와 함께 살면서 햇볕이 화창한 날이면 언제나 현관 앞 포치에 앉아서 지낸 것으로 유명하다.

이웃 사람들도 지역의 명사인 그를 자주 방문하고 , 손을 흔들어 보이거나 음료수와 과자 등을 가져다 주기도 했다.

브룩스는 뉴올리언스 세인츠 풋볼팀의 열성 팬으로 경기를 놓지지 않고 관람했고 코로나19의 대유행 이전까지는 일요일이면 교회에도 주일마다 빠지지 않고 나갔다고 딸 바네사는 말했다.

미시시피 델타 지역에서 15자녀의 한 명으로 자란 브룩스는 근처에 학교가 없어서 부모가 집에 있을 때마다 아이를 가르치는 것으로 학교교육을 대신했다.

자라서는 제재소에서 일하다가 1940년 미 육군에 입대했다. 일본의 진주만 폭격 이후 그는 흑인부대인 일반 서비스 공병연대 91부대원으로 호주에 주둔했다.

2차대전 후반에 병력 손실이 커지자 미 육군은 흑인 부대를 전투에 직접 투입했다. 1941년에는 군복무 흑인이 4000명도 안되었지만 1945년에는 그 숫자가 무려 120만 명으로 늘어났다.

91공병대에서 브룩스는 교량, 도로, 비행장 활주로를 건설하는 부대 임무 대신에 3명의 백인장교를 위해 요리, 운전, 세탁이나 군복의 손질 등을 해주는 일을 맡았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5일 지난 해 재향군인의 날에 자신이 브룩스에게 전화를 걸어 축하인사를 했던 장면을 트위터에 올리고 “ 그는 진정으로 최고의 미군이었다”고 썼다.

브룩스는 생전에 전쟁 중에 흑인 병사들이 맞닥뜨렸던 인종 차별이나, 남부 지역 주민으로 살아오면서 당한 차별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을 열고 말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그의 딸은 말했다.

그의 구술기록을 녹취한 크린 부관장은 브룩스가 자신은 호주에서 미국 본토에 있는 흑인들보다 훨씬 나은 대우를 받았다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또 얘기하자면 화가 나는 일들은 말하지 않겠다고 했고 자신은 전선에서 싸우지 않아서 오히려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뉴올리언스( 미 루이지애나주)=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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