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끊임없이 분란 만들고 키우는 이준석, 이런 대표 있었나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월 6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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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힘 대표실 앞에서 기자들에게 윤석열 대선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해산 기자회견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힘 대표실 앞에서 기자들에게 윤석열 대선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해산 기자회견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어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의 사퇴와 관계없이 “자진 사퇴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권성동 사무총장 등 윤석열 대선 후보 측근들이 동반 사퇴했지만 “결원을 채우겠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당 대표가 대선을 두 달여 앞둔 긴박한 시점에 당내 분란의 한 원인을 제공한 데 대해 반성하거나 책임을 느끼는 자세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당 내분을 더 증폭시키고 있는 형국이다.

이 대표는 “다들 어떻게 이준석에게 뒤집어씌울까 고민만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 측이 자신의 쓴소리는 외면한 채 이준석 죽이기에만 골몰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 대표의 메시지는 그동안 윤 후보와 주변을 비난하는 데 집중됐다. 건전한 비판이라면 후보와 긴밀히 협의해도 될 일인데도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윤 후보와의 관계 개선과 관련해 “권영세 선대본부장에게 연습문제를 드렸다”고 말한 데서 진중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혼란을 수습해야 할 당 대표 본연의 역할을 망각한 행동이다. 후보 지지율 하락이 전적으로 이 대표 탓은 아니라고 해도 이 대표가 당 분열의 책임을 면할 수 없는 이유다.

이 대표는 2030세대 표심의 견인차를 자임하고 있다.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승리가 단적인 사례라고 했다. 하지만 보선 승리 요인은 복합적이다. 이 대표의 노력도 있었지만 단일화 경선에서 진 안철수 후보의 적극적인 지원 유세 등 ‘원팀’ 효과도 중요했다고 봐야 한다. 이 대표가 나만 옳다는 독선적 태도를 보이니 ‘젊은 꼰대’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 아닌가.

소속 의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가 자리가 빈 당직 임명을 강행한다면 당 내분은 더 걷잡을 수 없을 것이다. 선대위 쇄신의 첫발도 내딛기 전에 당 대표가 다시 어깃장을 놓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런 상태로 아무리 정권교체를 외친들 뭐 하겠는가. 이 대표는 정권교체를 위해 파격적으로 ‘30대 0선’ 당 대표를 밀었던 지지자들의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 이 대표가 숙고할 시간이다.
#분란#이준석#국민의 힘#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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