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 정세 흔들기?…北, 새해 벽두부터 무력시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월 5일 17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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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새로 개발했다는 극초음속미사일의 시험발사 장면을 29일 공개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 미사일의 이름이 ‘화성-8‘형이라며 관련 사진을 보도했다. 2021/09/29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새로 개발했다는 극초음속미사일의 시험발사 장면을 29일 공개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 미사일의 이름이 ‘화성-8‘형이라며 관련 사진을 보도했다. 2021/09/29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5일 단거리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동해로 쐈지만 군은 사거리와 비행궤도 등을 분석중이라면서 관련 내용을 함구했다. 이를 두고 기존과 다른 비행패턴을 보이는 등 발사 과정에서 특이동향이 파악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군 소식통은 “미사일의 비행 도중 한미 당국의 추적 레이더에서 사라진 정황이 있어 정밀 분석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새해 첫 신형 미사일의 테스트 과정에서 뭔가 문제가 발생해 제 거리를 날아가지 못했을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북한이 이날 단거리 발사체를 쏜 자강도는 지난해 9월 28일 극초음속미사일인 ‘화성-8형’을 최초 시험발사된 곳이기도 하다. 당시 자강도 룡림군 일대에서 발사된 화성-8형은 약 450여km를 비행한 뒤 해상에 낙하했다.

발사 다음날 북한은 발사 사진을 공개하며 ‘성공’이라고 발표했지만 비행속도가 음속의 2배 정도에 그쳐 음속의 5배가 넘는 극초음속미사일의 초기 시험으로 군은 판단했다. 이번에 4개월만에 ‘화성-8형‘의 재시험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과 같은 KN 계열의 미사일의 성능 테스트 개연성도 제기된다.

북한이 새해 벽두부터 무력시위에 나선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4차 전원회의에서 밝힌 ‘국방력 강화 계획’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회의에서 “날로 불안정해지고 있는 한반도의 군사적 환경과 국제정세의 흐름은 국가 방위력 강화를 더욱 힘 있게 추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올해도 무기 개발에 속도를 낼 것임을 시사했다. 김 위원장 생일(8일)을 앞두고 국방 부문 성과를 홍보하려는 속셈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2월 김정일·4월 김일성 생일 등 중요한 정치적 기념일의 길목에서 국방 부문 성과를 홍보하고자 신형 무기를 시험발사 했을 수도 있다”고 했다.

3월 한미 연합훈련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북한이 한반도 정세 흔들기에 나섰을 가능성도 있다. 대화 테이블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것.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지난해 9월부터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자위권이라고 포장하고 도발을 이어가는 모습이 두드러진다”며 “궁극적으로는 대화 재개 시 핵보유국 지위를 주장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당분간 저강도 도발을 이어가면서 대내적으로는 자력갱생에 집중하는 ‘병행 전략’을 들고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교부는 이날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와 통화하고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북한이 대화를 통해 평화와 협력을 만들어가려는 우리의 노력에 진지하게 호응해 나올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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