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진규-다니엘 뷔렌서 ‘이건희 컬렉션’까지…거장들을 만난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월 4일 11시 36분


코멘트
지난해 국내에서 미술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늘었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국내 미술관들은 올해 회화, 미디어아트, 조각, 설치 등 다양한 장르에서 거장을 데려온다. 미술관마다 한국의 주요 근대 예술가들의 회고전이 마련됐으며 국내에도 친숙한 국외 유명 작가들의 개인전들도 예정돼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덕수궁관에선 7월부터 1세대 조각가 문신(1922~1995)의 탄생 100주년 기념전을 열고, 11월 과천관에서는 ‘백남준 효과’ 전시를 통해 백남준(1932~2006)과 1990년대 한국 현대미술 영향관계를 조망한다. 서울시립미술관과 광주시립미술관은 20세기 한국의 대표적 조각가 권진규(1922~1973)의 탄생 100주년 기념전을 공동주최로 각각 3월과 7월에 전시를 개최한다. 광주시립미술관은 4월 서정적인 색채가 두드러지는 서양화가 임직순(1921~1996)의 탄생 100주년 기념전도 개최한다.

히토 슈타이얼 ‘소셜심’
히토 슈타이얼 ‘소셜심’
해외 유명 작가들의 개인전도 줄줄이 이어진다. 국립현대미술관은 4월 미디어아트 대가 히토 슈타이얼(56)의 국내 첫 개인전을, 서울시립미술관 또한 6월 유리 공예의 대가 장 미셸 오토니엘(57)의 개인전을 연다. 부산시립미술관은 9월 일본 대표 팝아티스트인 무라카미 다카시(59) 전시를 열 예정이며, 전남도립미술관은 프랑스 국민 화가 조르주 루오(1871~1958), 대구미술관은 줄무늬 띠로 유명한 설치작가 다니엘 뷔렌(83)을 내세운다. 이중 주목할 전시 5선을 소개한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히토 슈타이얼’
독일 출신의 영상 예술가이자 영화 감독, 작가인 히토 슈타이얼은 영국 미술잡지 ‘아트리뷰’가 2017년 세계 미술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위로 선정했다. 그는 미술관을 전쟁터 혹은 공장에 비유하면서 예술과 뮤지엄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질문해왔다. 뉴미디어를 활용하면서도 디지털 시대, 글로벌 자본주의 등 첨예한 이슈를 다룬다. 올 4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리는 히토 슈타이얼의 국내 첫 개인전에서는 코로나19를 주제로 한 신작도 공개한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권진규 탄생 100주년 기념展’
권진규 ‘자소상’
권진규 ‘자소상’
권진규 ‘기사’
권진규 ‘기사’
권진규는 우리나라 근대 조각의 선구자다. 동시대 미술은 외국 작품을 모방하는 것이라 생각했던 그는 ‘한국적 리얼리즘’을 정립하고자 했다. 작년 7월 권진규 작가 유족들은 작가의 조각 96점, 회화 10점, 드로잉 작품집 29점, 드로잉 6점 등 141점을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했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는 3월 권진규 컬렉션을 포함한 주요 미술관 소장품을 선보인다.

●광주시립미술관, ‘색채의 마술사, 임직순 탄생 100주년展’
임직순 ‘포즈’
임직순 ‘포즈’
임직순은 호남 서양화단 거두다. 임직순이 호남 출생이 아님에도 이렇게 부르는 이유는 창조성의 근원이 호남에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유족이 전남 출신 근현대 거장들의 작품 30점을 광주시립미술관에 기증하면서 임직순의 ‘포즈’도 포함시켰다. 그는 1961년 조선대 교수를 지내며 후학을 양성했다. 한국적인 인상파라는 화풍을 구축하고 1974년 정년퇴임할 때까지 광주에 머물며 호남 서양화단의 기틀을 마련했다. 4월 광주시립미술관의 전시에서는 임직순 작품 70여 점과 아카이브 자료를 선보인다.

●대구미술관, ‘다니엘 뷔렌’
다니엘 뷔렌_스트라스부르 현대미술관 ‘아이에 놀이처럼’(2014년)©DB-ADAGP
다니엘 뷔렌_스트라스부르 현대미술관 ‘아이에 놀이처럼’(2014년)©DB-ADAGP
줄무늬 패턴으로 유명한 프랑스 출신 설치미술가 다니엘 뷔렌은 제작방식이 독특하다. 작업실에서 작품 제작을 않고 전시 장소에서 영감을 받아 작업한다. 그는 1960년대 중반 줄무늬 작업을 도입했다. 도시 속에 줄무늬 패턴을 전략적으로 위치시키면서 사람들의 시선이 미술관이라는 제도 밖으로 옮겨오길 의도했다. 7월 전시를 위해 작가는 6월 중순 내한해 미술관 야외공원부터 전시장까지 내외부에 설치작업을 진행한다.

●부산시립미술관, ‘한국현대미술작가조명Ⅳ-이형구’(가제)
이형구 ‘Felis Catus Animatus&M’
이형구 ‘Felis Catus Animatus&M’
국내 전시 작가 중 다 작고 작가만 있는 건 아니다. 동시대 예술가를 주목해온 부산시립미술관은 한국 미술사에서 괄목할 만한 작가로 올해 조각가 이형구(52)를 꼽았다. 그는 2007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대표작가다. 1995년 한국관이 운영된 이래 혼자 참가하는 건 처음이었다. 당시 그는 애니메이션 동물 캐릭터의 가상 골격을 만든 설치 작업 ‘아니마투스’ 연작 등을 선보였다. 올 3월에 열리는 이번 전시는 그의 초기 연작부터 2022년 신작까지 약 20년 작품 활동을 총체적으로 보여줄 예정이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