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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햄버거-떡볶이 ‘1만원 시대’…외식물가 10년만에 최대폭 4.8% 올라

입력 2022-01-03 03:00업데이트 2022-01-03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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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푸드 연달아 가격 올려 ‘저렴한 한 끼 메뉴’ 1만원 육박
식재료값-인건비 상승 겹치며 갈비탕 10% 등 외식물가도 들썩
대학생 김명진 씨(26)는 최근 식사 한 끼 사먹는 것도 부담스러워졌다. 그는 비(非)대면 수업을 들으며 햄버거로 점심을 때우곤 했다. 커피 한 잔보다 약간 비싼 정도였던 한 끼 비용이 최근 1만 원에 육박하게 됐다. 그는 “매일 햄버거만 먹어도 한 달 점심 값이 20만 원 넘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외식물가가 잇달아 오르면서 ‘저렴한 한 끼’로 인기였던 햄버거나 샌드위치, 떡볶이 등이 1만 원을 호가하게 됐다. 외식업체들이 식재료와 인건비, 배달 수수료 등 각종 비용 상승을 들어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외식물가 상승률은 10년 3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올랐다.

햄버거 세트·떡볶이도 1만 원 훌쩍 넘겨

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롯데리아는 지난해 12월 대표 메뉴 가격을 평균 4.1% 인상했다. 롯데리아는 지난해 2월 가격을 1.5% 올린 바 있다. 롯데리아가 연간 두 차례 가격을 올린 건 1979년 창사 이래 처음이다. 기존 8900원이던 한우불고기버거 세트는 9200원으로 올랐다.

신세계 계열인 노브랜드 버거도 지난해 12월 가격을 평균 2.8% 인상했다. 노브랜드의 가격 인상은 2019년 출시 이후 2년 만에 처음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햄버거 외식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5.2% 오르며 전체 외식물가 상승률 평균(4.8%)을 웃돌았다.

샌드위치를 파는 써브웨이도 이달 3일부터 가격을 평균 5.1% 올렸다. 대표 메뉴인 ‘터키베이컨아보카도 샌드위치 웨지 세트’는 9300원이 됐다. 지난해 초 가격을 1.2∼2.8% 올린 맥도날드와 버거킹도 각각 ‘더블 쿼터 파운더 치즈’ 세트가 8400원, 버거킹 ‘와퍼’ 세트가 8100원으로 1만 원에 육박한다.

대표적인 서민 간식인 떡볶이 가격도 올랐다. 지난해 12월 떡볶이 외식비는 전년 동월보다 4.6% 올랐다. 동대문 엽기떡볶이는 기본 메뉴(떡볶이 떡 3∼4인분)가 1만4000원으로 모둠 튀김(2000원·4개)을 추가해 배달 주문하면 2만 원에 육박한다.


원가·인건비 인상에 배달 수수료까지 부담

업체들이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서며 전체 외식 물가가 뛰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외식물가는 1년 전에 비해 4.8% 올랐다. 이는 2011년 9월(4.8%) 이후 10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 통계청이 집계하는 39개 외식물가 품목 가운데 1년 전보다 가격이 오르지 않은 품목은 커피(0.0%)뿐이었다. 갈비탕(10.0%), 죽(7.7%), 김밥(6.6%)의 상승률이 높았다.

이는 식재료와 인건비 급등에 배달료 상승까지 겹친 영향이 크다. 지난해 12월 달걀 가격은 전년 동기보다 33% 뛰었다. 소금(30%), 우유(7%), 햄·베이컨(5%) 가격도 올랐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외국인 인력에게 의존하는 농수산물 가격과 해외 물류비가 오른 것도 외식비 상승을 부추겼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배달 음식이 많아지며 플랫폼 수수료 부담이 심해진 것도 가격 인상 요인이 됐다. 자영업자 A 씨(서울 서대문구)는 “배달 주문이 늘었지만 수수료를 빼면 쥐는 돈이 거의 없어 가격을 올렸다”고 말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배달 라이더 근로조건 개선 논의로 배달 수수료가 오르면 외식 물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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