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모드공유하기
뉴스1|스포츠

이정후의 홀로서기 “병호 선배 없지만…목표는 우승”

입력 2022-01-01 14:00업데이트 2022-01-01 14:29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이정후는 키움 히어로즈의 새 리더다. 2021.11.1/뉴스1

2022년은 호랑이 기운이 가득한 임인년(壬寅年)이다. 이정후(24·키움 히어로즈)는 새해 활약이 기대되는 1998년생 ‘호랑이띠 스타’ 중에서도 가장 주목을 받는 선수다.

해를 거듭하며 성장하던 이정후는 급기야 2021년 타격왕에 오르는 등 KBO리그 최고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승승장구하고 있는 이정후 앞에 또 다른 숙제 같은 2022년이 찾아왔다. 그의 곁에 함께 했던 선배들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서건창(LG 트윈스), 박병호(KT 위즈)가 모두 키움을 떠나면서 이제 이정후는 막중한 책임감을 떠안게 됐다.

‘젊은 리더’가 된 이정후는 본격적인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 그는 뉴스1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이라며 “어깨에 짊어진 무게가 느껴진다. 그렇지만 언젠가 해야 할 일을 좀 더 일찍 시작한다고 생각하겠다”고 새해 포부를 밝혔다.

◇박병호 없는 2022시즌, 그래도 목표는 우승

이정후(오른쪽)는 박병호의 선택을 존중했다. 2019.10.17/뉴스1

지난해 말 전해진 박병호의 KT 입단은 꽤 놀라운 소식이었다. 무엇보다 키움 동료들의 충격은 컸다.

이정후는 “솔직히 박병호 선배가 이적한 게 서운한 건 아니다. 프로선수니까 선배의 결정을 존중한다. 그렇지만 한 팀에서 다시 야구를 할 수 없다는 현실이 너무 아쉽다”며 “히어로즈가 곧 박병호 선배였다. 구단 최초 영구결번의 주인공이 되는 걸 볼 수 없게 되지 않는가”라고 안타까워했다.

박병호가 KT 유니폼을 입은 날, 이정후는 박병호, 서건창과 같이 찍은 사진을 올려 추억을 공유했다. 그는 “같이 야구를 했던 사진을 다시 보는데 ‘이 순간이 다신 안 올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너무 그때가 그리워서 추억을 공유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내년부터 시작될 20대 중반의 야구도 더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그동안 많이 의지했던 선배들이 떠나면서 더는 기댈 수 있는 선배들이 없다. 이젠 팀 내 위치가 달라졌다. 어린 나이도 아니고 많은 후배들이 나를 바라보게 됐다. 성숙해져야 하고 인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라운드 안팎에서 더 모범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승을 넘보던 키움은 주축 선수들의 이탈로 전력이 약화됐다. 2020년과 2021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는데, 올해는 포스트시즌 진출마저 자신할 수 없게 됐다.

이정후도 현실을 직시하고 있지만 꿈을 크게 꾸고 있다. 그는 “우승팀을 볼 때마다 부럽기만 했다. 나도 우승하고 싶다는 열망이 크다”며 “우리가 객관적인 전력에서 뒤처지는 건 사실이지만 프로선수라면 당연히 우승을 목표로 뛰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동료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이정후는 “병호 선배의 이적은 슬픈 일이지만 누구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재능 있는 후배들이 많은데 한 뼘 더 성장해야 한다. 모두 열심히 뛰지만 조금만 더 간절하게 야구를 했으면 좋겠다. 각자 자신들의 자리를 만든다면 팀도 분명 강해질 것이다. 물론 나도 더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팀의 중심을 잡아야 하는 역할이 됐으나 결코 혼자가 아니다. (이)용규 선배와 (이)지영 선배, (박)동원 선배가 남아 팀을 끌어주고 있다. 함께 짐을 나누며 부담을 덜 수 있다면 떠난 선수들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다”며 “게다가 뛰어난 실력을 갖춘 야시엘 푸이그도 합류한다. 푸이그가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긍정적 전망을 했다.

◇12년 전처럼 최고를 향해 범같이 달린다

이정후는 2010년 수많은 우승을 차지했다. 2021.7.7/뉴스1
데뷔했을 때만 해도 ‘이종범의 아들’, ‘바람의 손자’로 주목 받았던 이정후는 2021년 KBO리그의 대세가 됐다. 뛰어난 타격 실력으로 생애 첫 타격왕에 올랐으며 최우수선수 투표에서 아리엘 미란다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4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했고, 연말 각종 시상식에서 올해의 선수상을 휩쓸었다.

잊지 못할 한 시즌을 보낸 이정후는 “짧은 기간 동안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났다. 솔직히 이렇게까지 잘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나 혼자 잘해서 이룬 것이 아니다. 지금껏 지도하고 지원해준 감독님, 코치님, 프런트 분들의 도움 덕분”이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많은 걸 이룬 이정후가 가장 애착을 갖는 기록은 단일 시즌 최다 2루타다. 지난해 2루타 49개를 때려 제라드 호잉이 2018년 작성한 기록(47개)을 갈아치웠다.

이정후는 “난 홈런 타자가 아니지만 장타 욕심이 있다. 2루타, 3루타를 최대한 많이 치고 싶다. 최다 2루타 신기록을 세웠다는 것은 그만큼 내가 추구하는 방향대로 잘 이뤄졌다는 뜻”이라며 자부심을 표했다.

아울러 “안타 관련 각종 최연소 기록을 작성 중인데 새해에도 그 기록을 이어가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천부적인 타격 재능을 가진 이정후는 지난해 세계 최초 ‘부자(父子) 타격왕’이라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의 아버지 이종범 LG 퓨처스팀 감독은 1993년 수위타자에 오른 적이 있다.

이종범 감독도 타율 1위를 차지한 것은 한 번뿐인데 이정후는 아버지를 넘겠다고 했다. 그는 “타격왕은 오랫동안 꿈꿨던 타이틀이었다. 힘겹게 따냈던 만큼 절대 내주고 싶지 않다”며 타격왕 2연패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이정후가 새 시즌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 중 하나는 12년 전의 추억 때문이다. 호랑이의 해였던 2010년 경인년(庚寅年)에 그는 수많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정후는 “초등학교 6학년이었는데 당시 참가하는 전국대회마다 우승을 싹쓸이했다. 딱 한 대회만 4강에서 패배했는데 너무 자만했던 게 문제였다. 한 해에 그렇게 많이 우승한 적이 없었다. 올해 다시 호랑이의 해가 찾아왔는데 감회가 새롭다. 12년 전의 좋은 기운을 올해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2022년 이루고 싶은 소망을 묻자, 이정후는 상처 받은 키움 팬들을 웃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우선 부상 없이 풀시즌을 뛰었으면 좋겠다. 그것만큼 큰 바람은 키움 팬들의 행복이다. 이번에 병호 선배의 이적으로 많은 팬들이 가슴 아파하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꼭 올해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둬 팬들의 상처를 치유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최신기사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