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지지율 추락 바이든, 올해엔 리더십 회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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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1월 1일 0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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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오후 3시35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있다. © 뉴스1(백악관 제공)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오후 3시35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있다. © 뉴스1(백악관 제공)
취임 이후 급격한 지지율 하락세를 겪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임인년 새해인 2022년에 지지율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새해에 79세가 된 바이든 대통령은 국내적으로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인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급증 사태에 대응해야 하는 동시에, 경제 회복세를 유지하고 수십 년만에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는 인플레이션을 완화해야 하는 등 쉽지 않은 과제를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국외적으로도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과 오는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으로 한층 더 악화된 미중 관계를 관리해야 하는 등 난제들이 산적해 있다.

무엇보다 자신의 남은 임기동안 국정운영 리더십을 좌우할 11월 중간선거가 예정돼 있는 만큼 의미 있는 성적을 거두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은 사활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가시밭길 11개월…8월 아프간 철군 사태 이후 지지율 급락

1일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해 1월20일(현지시간)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의 지난 11개월은 그야말로 가시밭길을 걷는 시간들이었다.

‘대선 사기’ 주장을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1·6 의사당 난입 사태 등 우여곡절 속에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코로나19 대응과 경제 회복에 집중했다.

백신 접종 및 마스크 착용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대응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고, 대규모 경기부양법과 글로벌 공급망 차질 해소에 중점을 둔 경제 정책을 펴면서 빠른 경제 회복세를 이뤄내 아슬아슬할 것으로 예상했던 취임 첫해 탄탄대로를 달리는 듯 했다.

‘미국이 돌아왔다’라는 기치를 내건 외교 정책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에 시달렸던 동맹 및 파트너들로부터 호응을 받는 한편, 이전 트럼프 행정부와 동일하게 대중 압박 정책을 이어가면서 미국 내의 긍정적 평가도 이끌어냈다.

그러나 지난 8월 아프가니스탄 미군 철수 과정에서의 혼란스러운 대처로 거센 비판 여론에 직면한 것을 기점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리더십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비슷한 시기 델타 변이로 인한 코로나19의 재확산과 급격한 인플레이션까지 겹치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급전직하했다.

여론조사 기관인 ‘파이브서티에이트’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50%대의 안정적인 지지율을 유지해 왔지만, 아프간 철군 사태가 터진 지난 8월 중순 40%대로 내려온 뒤 좀처럼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한 채 현재 40% 초반대까지 주저앉은 상태다.

같은 시기 역대 대통령들의 지지율과 비교하면, 30%대였던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선 가장 낮은 수준이다. 보수 성향인 폭스뉴스는 “바이든 대통령의 첫해는 파산했다”고 혹평했다.

◇국내, 코로나·인플레이션 대응 당면 현안…경기 회복세 유지도 과제

새해를 맞이한 바이든 대통령의 최우선 현안은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팬데믹 이후 최고치를 연일 갈아치우고 있는 코로나19 대응이 될 것으로 보인다. 12월 중순까지만 해도 일일 10만명대 안팎을 오르내리던 확진자수는 지난 30일 기준 58만명까지 치솟았다. 미 보건당국은 1월말 급증세가 정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보건당국은 부스터샷 접종 확대를 중심으로 한 방역강화 조치를 통해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보건당국은 화이자 백신의 부스터샷 접종 간격을 기존 2차 접종 후 6개월에서 5개월로 앞당기고, 접종 대상도 12~15세까지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경기 회복세 유지도 중요 과제다.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20만건 안팎을 유지하면서 코로나 팬데믹 이전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하는 등 견고한 고용 및 경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오미크론 변이의 급속한 확산은 고용시장 및 경제성장 둔화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약 40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인플레이션도 완화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평균 갤런당 3달러 중반대까지 치솟았던 미국내 유가는 전략비축유 방출 등의 조치로 그나마 최근 2달러 후반~3달러 초반대로 떨어졌지만, 다른 물가들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속도를 내면서 조기에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자신의 역점사업인 약 2조 달러(한화 2381조원) 규모의 사회복지 및 기후예산안 처리에도 공을 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말 통과를 목표로 했지만 민주당내 중도파인 조 맨친 상원의원이 반대의 뜻을 분명히 하면서 연내 통과가 무산된 것은 물론 새해 연초 처리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만약 사회복지예산안의 처리가 계속 늦어지거나 불발될 경우엔 바이든 대통령의 리더십은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외 문제도 산적…우크라이나 사태·미중 관계 관리 과제

대외 문제에 있어선 우크라이나 사태가 당면 과제다. 러시아는 지난 몇 달동안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군사력을 증강하면서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제기됐고, 미국과 유럽연합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사상 최대의 경제 제재를 가하겠다며 병력 철수 등을 압박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미러 양국은 러시아가 지난해 12월17일 요구한 안보보장안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오는 1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전략안정대화를 가질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지난달 7일 화상 회담에 이어 30일 전화통화를 갖고 우크라이나 사태 긴장 완화를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30일 통화에서 경고성 발언을 주고받았지만, 대화를 이어갈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점에서 제네바 회담에서 극적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낙관론도 조심스럽게 대두되고 있다. 만약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사태의 긴장완화를 이끌어낸다면 대내외적으로 정치적 리더십을 입증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의 관계 관리도 핵심 사안이다. 취임 이후 줄곧 전방위적 압박을 가해온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신장 지역 등에 대한 중국의 인권탄압을 이유로 베이징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을 공식화했고,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양국 관계는 한층 더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실정이다.

워싱턴 정가 주변에선 미중 관계가 올해에도 개선될 여지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기 체제 구축과 미국의 중간선거 등 양국간 정치적 일정을 고려하면 양측간 긴장이 더욱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11월15일 화상 정상회담을 통해 시 주석과 첫 대면했던 바이든 대통령은 당분간 대만 등을 둘러싼 양국간 긴장이 군사적 충돌로 이어지지 않도록 ‘가드레일’을 만드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이란 핵 협상 문제와 북한 문제도 주요 현안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한국 대선을 앞두고 2~3월 북한의 ‘서프라이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만큼 북한 및 북핵 문제가 이슈로 부상할 공산이 적지 않다. 일부 미국 매체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몇 달 내로 북한 문제와 관련한 위기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1월 중간선거, 바이든 향후 국정운영 향배 좌우

오는 11월 예정된 중간선거는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있어 향배를 좌우할 이벤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중간선거에선 하원 전체 435석과 상원(100석)의 3분의1, 36곳의 주지사 선거가 치러진다.

역대 중간선거는 현직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으로 치러졌던 만큼 대부분 대통령의 성적표는 좋지 못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의 출범 이후 치러진 1994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은 50석 이상을 잃었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치러진 2010년 중간선거에서도 60여석 이상을 빼앗겼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치러진 2018년 중간선거에선 공화당이 하원에서 30여석을 잃었다.

미 언론들도 대체적으로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LA타임스는 “전략가들은 2022년이 단지 민주당에 나쁜 해가 될 것인지, 아니면 엄청나게 끔찍한 해가 될 것인지가 유일한 질문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만약 예상대로 결과가 나온다면 바이든 대통령은 국정운영 동력을 상실하는 것은 물론 자칫 레임덕에 빠질 수도 있다.

반대로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선전을 할 경우엔 바이든 대통령은 임기 후반 국정운영의 추동력을 회복하고, 2024년 대선 재도전 가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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