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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구독비율 60% 영업장은 쏙 뺀 문체부의 ‘반쪽’ 열독률 조사

입력 2022-01-01 00:00업데이트 2022-01-01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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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인쇄매체의 열독률 분석 결과를 담은 ‘2021 신문잡지 이용자 조사’를 지난해 12월 30일 발표했다. 성인 5만1788명을 대상으로 ‘일주일간 읽은 신문과 잡지 이름’을 묻는 설문조사를 기초로 산출한 자료다. 올해부터는 연간 2452억 원 규모인 정부 인쇄매체 광고 집행의 핵심 기준으로 활용한다는데, 표본조사의 한계를 그대로 드러낸 자료로 공정한 광고 집행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우선 표본의 대표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신문은 사무실 같은 영업장에서 보는 비중이 큰데 이번 조사는 가구 방문으로만 이뤄졌다. 신문을 읽은 장소도 조사했다고 하지만 직장과 학교 등에서 읽었다고 답한 비율이 20%로 실제 영업장 구독 비율(약 60%)과 차이가 큰 것만 봐도 독자들의 신문 이용 습관을 무시한 부실 조사라 할 수밖에 없다. 영업장 구독 비중이 높은 경제신문이 유료 부수가 훨씬 적은 종합일간지보다 열독률이 낮게 나온 것도 조사의 부실함을 보여주는 비근한 사례 중 하나다.

불투명한 가중치 등 조사의 신뢰도도 문제다. 이번 조사에서는 최근 일주일간 읽었다고 응답한 숫자는 별 차이가 없는 두 신문이 열독률에서는 유의미한 수준으로 차이가 벌어진 사례도 확인됐다. 문체부가 설문조사 결과에 가중치를 부여했기 때문인데 문체부는 가중치 산출 방식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국신문협회도 발행 부수가 많은 신문사가 적은 신문사보다 열독률은 오히려 뒤지는 경우가 확인됐다며 이번 조사를 믿기 어렵다고 밝혔다. 열독률은 구독률보다 높은 것이 정상인데 두 수치가 뒤집힌 신문도 있다고 하니 이런 상식 밖의 조사 결과를 누가 믿겠나. 표본 선정과 가중치 부여 과정에서 조사기관의 주관이 개입할 여지가 있는 조사는 정부가 입맛에 맞는 신문에 광고를 몰아주는 데 악용되기 십상이다. 반쪽짜리 ‘깜깜이’ 조사로 정부 광고를 집행하겠다는 계획은 철회하는 것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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