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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사회

‘대만인 유학생 사망’ 음주운전 재판 다시…윤창호법 위헌發 첫 파기

입력 2021-12-30 17:48업데이트 2021-12-30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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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내 대만인 유학생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심까지 중형을 선고받은 50대가 다시 재판을 받게 됐다. 이 운전자에게 적용된 ‘윤창호법’ 조항이 지난달 위헌 결정을 받아 효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대법원이 윤창호법 조항 위헌으로 재판을 다시 하도록 판단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30일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도로교통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52)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A씨에게 적용된 옛 도로교통법 148조의2 1항이 위헌 결정으로 효력을 상실한 점을 파기환송의 이유로 들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5일 이 조항에 대해 제청된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7대2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해당 법 조항은 2회 이상의 음주운전을 하면 징역 2~5년 또는 벌금 1000~2000만원으로 가중처벌하도록 규정한다.

헌재는 해당 조항이 과거 음주운전 적발로 특정한 형량이나 유죄 확정판결을 받아야 한다는 조건이 없고, 기간도 제한하고 있지 않으므로 책임에 비해 과도한 처벌을 한다며 위헌으로 판단했다.

A씨는 2012년과 2017년 음주운전으로 각각 벌금 300만원과 1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은 전력이 있던 상태에서, 지난해 이 사건으로 추가 적발돼 윤창호법이 적용됐다.

재판부는 “위헌 결정으로 형벌에 관한 법률이 소급해 그 효력을 상실한 경우, 해당 법을 적용해 기소한 사건은 범죄로 되지 않은 때에 해당한다”면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옛 도로교통법 148조의2 1항 등을 적용해 유죄로 인정한 원심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고 했다.

이날 대법원이 A씨 사건을 돌려보내면서 파기환송심은 A씨 혐의 중 윤창호법을 제외한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사)에 대해서만 형량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지난해 11월6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인근에서 혈중알콜농도 0.079%의 음주 상태로 차량을 몰다가 국내에서 유학 중인 20대 대만인 여성 B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같은달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횡단보도 보행 중 음주운전자의 사고로 28살 청년이 사망했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고, 해당 청원은 열흘도 채 되지 않아 청와대 답변 기준인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각막 이식 수술로 오른쪽 눈엔 렌즈를 착용하지 못했고, 왼쪽 눈에 착용한 시력 렌즈가 순간적으로 옆으로 돌아가 당황해 피해자를 보지 못한 것을 참작해달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1심은 “이 사건으로 만 28세의 피해자가 젊은 나이에 사망하는 비극적인 결과가 나왔다. 피해자 가족들의 충격과 고통, 슬픔을 헤아리기 어렵고, 유족과 지인이 강력한 처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검찰 구형보다 많은 징역 8년을 선고했다.

2심은 “A씨는 피해자의 유족에게 보내는 사죄 편지를 유족의 대리인에게 보내기도 했고 유족이 형사보상금 용도로 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했다”면서도 “유족은 엄중하고 합당한 처벌을 바라고 있고, A씨 처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금전적 보상이나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며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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