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치료제, 증상 5일내 투약…60세 이상-재택치료자 먼저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27일 18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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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27일 오후 충북 청주 식약처에서 미국 화이자사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긴급 사용 승인을 결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2021.12.27. ppkjm@newsis.com 뉴시스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27일 오후 충북 청주 식약처에서 미국 화이자사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긴급 사용 승인을 결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2021.12.27. ppkjm@newsis.com 뉴시스
이르면 내년 1월 중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용 알약이 국내에 들어온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7일 미국 화이자의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에 대해 긴급사용을 승인함에 따라 국내 도입과 동시에 현장에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먹는 치료제는 복용이 간편하고 입원 및 사망 위험을 낮춰줘 코로나19 유행의 ‘게임 체인저’로 불린다. 팍스로비드를 기준으로 먹는 치료제를 둘러싼 궁금증을 문답으로 풀었다.

―언제부터 받아서 복용할 수 있나.

“국내에 들어오는 건 이르면 내년 1월 중순이다. 각 지역 보건소와 의료기관에 배송되고 처방이 이뤄지는 시간 등을 감안하면 첫 투약은 1월 하순으로 전망된다.”

―누가 먼저 복용하나.

“12세 이상 코로나19 확진자 중 △60세 이상 고령자 △당뇨병, 암, 비만 등 기저질환자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 등 고위험군에 먼저 처방한다. 이들이 코로나19에 걸렸을 때 위중증으로 악화할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 1주일(19~25일)간 사망자 중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는 85.7%였고, 위중증 환자 가운데 60세 이상은 84.4%였다. 병원 입원 환자보다는 생활치료센터 입소자나 재택치료자에 우선 활용한다.”

―어떻게 복용하나

“분홍색 2개와 흰색 1개 등 총 3개의 알약을 하루 2번씩 5일간 먹는다.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난 지 5일 안에 먹기 시작해야 한다. 상온에 보관한다.”

―약값은 얼마이고 누가 내나.

“국내 구매 가격은 제약사와 계약에 따라 공개하지 않았다.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정부 계약 금액은 1명당 530달러(약 63만 원) 수준이다. 국내에선 환자 본인 부담은 없다.”

―‘오미크론 변이’에도 효과가 있나.

“‘델타 변이’ 감염자를 포함한 임상시험에서 입원 및 사망 위험을 88% 줄이는 효과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팍스로비드는 바이러스의 복제에 필요한 효소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작용하는데, 이 효소는 오미크론 변이에도 있기 때문이다.”

―부작용 위험은 어떤가.

“임상시험에선 미각 이상이나 설사 등 경미한 부작용만 보고됐다. 하지만 함께 복용할 경우 성분 농도가 지나치게 올라가거나 반대로 약효가 떨어질 것으로 우려되는 약들이 있다. 심장병 환자가 흔히 복용하는 약 ‘스타틴’이나 혈액 항응고제, 고혈압약, 통풍 치료제, 항우울제, 면역억제제 등이다. 팍스로비드를 복용하려면 이런 약은 중단하거나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간이나 콩팥에 중증장애가 있는 환자도 복용을 권하지 않는다.”

―제약사와 계약한 물량은 충분한가.


“정부와 화이자는 내년에 36만2000명분을 들여오는 선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월 평균 3만 명분이고, 1월엔 많아야 2만 명분 정도가 들어올 수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4주간 60세 이상 확진자만 해도 5만 명 이상 나왔고 이중 2만 명 넘게 입원한 점을 감안하면 치료제 물량이 충분하다고 보긴 어렵다. 특히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할 경우 확진자 규모가 하루 1만 명 이상으로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치료제를 더 확보해야 한다. 정부는 화이자와 추가 구매를 협의 중이다.”

―코로나19 백신 때처럼 공급이 끊길 우려는 없나

“정부는 화이자와 월별 도입 물량까지는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제약사가 이를 어겼을 때 불이익(페널티)을 가한다는 조항을 계약서에 반영했는지는 정부가 공개하지 않았다. 올 8월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도입이 지연됐을 땐 페널티 조항이 없어 문제가 됐다.”

―미국 머크(MSD)의 치료제도 계약했다는데….

“정부는 머크의 ‘몰누피라비르’를 24만2000명분을 선구매하기로 계약했다. 다만 몰누피라비르는 최종 임상 결과에서 입원 사망 예방 효과가 30%에 불과하고 부작용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는 몰누피라비르 사전 구매 계약을 취소한 상태다. 식약처가 몰누피라비르의 긴급사용 자체를 승인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국산 먹는 치료제는 아직 없나

“국내에 임상3상 시험을 승인 받은 제약사가 2곳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를 대상으로 설계된 임상시험 특성상 참여자를 구하기 어려워 큰 진척이 없다. 전문가들은 늦더라도 방역 주권을 위해 국산 치료제를 개발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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