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IPO ‘더 큰 장’ 열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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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공모주 ‘LG엔솔’ 이어, 현대ENG-오일뱅크-SSG닷컴 등
10조 이상 ‘초대어’ 줄줄이 상장
올해 공모액 역대 최대 20조 추산… “내년엔 30조 훌쩍 뛰어넘을 것”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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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도 ‘기업공개(IPO) 풍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상 최대 규모 공모주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이 1월 신규 상장을 앞두고 있다. 이어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오일뱅크, SSG닷컴 등 기업가치 10조 원 이상으로 평가받는 ‘초대어’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임인년(壬寅年) IPO에 범 내려온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22년 신규 상장을 준비 중인 기업들의 IPO 공모액은 3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김중곤 NH투자증권 주식자본시장(ECM)본부장은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엔지니어링을 비롯해 이른바 대어급 IPO 공모 규모만 30조 원을 상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역대 최대인 올해 20조 원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검은 호랑이의 해, IPO 첫 타자로 나선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 규모가 10조9225억∼12조7500억 원이다. 역대 최대였던 2010년 삼성생명(4조8881억 원)의 두 배가 넘는다.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 1월 11, 12일 기관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한다. 공모가가 희망 범위(25만7000∼30만 원) 상단에서 결정되면 시가총액은 단숨에 70조2000억 원에 이른다.

시장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 첫 날부터 ‘장타’를 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주가가 치솟을 경우 시총 2위인 SK하이닉스(약 88조 원)를 넘어설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당초 투자금융(IB)업계는 LG에너지솔루션의 몸값이 100조 원을 웃돌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범(凡)현대가와 카카오패밀리, 새벽배송 3사까지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범현대가도 타석에 들어선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건설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내년 2월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예상 기업가치는 최대 10조 원이다. 모회사인 현대건설(약 5조 원)을 넘어서 건설 대장주를 꿰찰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대중공업그룹 계열 정유사인 현대오일뱅크도 이달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이르면 내년 5월 코스피에 입성할 예정이다.

올해 상장 대박을 터뜨린 ‘카카오패밀리’가 내년에도 IPO 흥행을 이어갈지도 관심사다. 웹툰과 웹소설 등 다양한 콘텐츠를 다루는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내년 상반기(1∼6월)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기업가치 역시 10조 원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모빌리티 플랫폼인 카카오모빌리티는 올해 8월 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 상장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지만 최근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상장 준비에 재시동을 건 것으로 알려졌다.

일명 ‘새벽배송 3사’로 알려진 SSG닷컴과 컬리, 오아시스마켓의 IPO 속도전도 눈여겨볼만 하다.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몰인 SSG닷컴과 마켓컬리 운영사인 컬리, 새벽배송계 흑자기업인 오아시스마켓은 모두 IPO를 위한 주간사회사 선정을 마쳤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새벽배송 시장은 사업을 확대하고 시장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IPO를 통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며 “상장 시기와 흥행 여부에 따라 향후 시장의 판도도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이 밖에 CJ올리브영과 교보생명, 쏘카 등 3조 원대 몸값으로 공모주들도 대기 타석에서 몸을 풀고 있다. 이나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신규 상장이 거론되는 예상 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대어급’ 기업만 13개”라며 “올해 상장한 11개보다 많다”고 설명했다.

올해 공모주 107개 상장평균… 수익률 31%

내년 공모주 시장이 올해처럼 흥행한다면 어느 정도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까.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일 기준 올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한 공모주는 총 107개 종목(기업인수목적회사 포함)이다. 공모가 대비 평균 수익률은 30.7%로 집계됐다. 20일 주가 기준으로 전체 공모주 가운데 75개 종목(70.1%)이 공모가보다 높았고, 31개 종목(29.0%)이 공모가를 밑돌았다. 상장일에 이른바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2배를 기록한 뒤 상한가)으로 마감한 종목은 17개(15.9%)였다.

올해 공모금액 1조 원 이상 ‘대어급’ 중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수익률이 321.5%로 가장 높았다. 이어 카카오페이(91.7%), 카카오뱅크(59.7%), SK아이이테크놀로지(57.6%) 등의 순이었다. 최대 공모주였던 크래프톤(―5.4%)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money&life#기업#i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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