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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경제

“소소한 심부름하고 월 500만 원도 벌어요”

입력 2021-12-18 15:59업데이트 2021-12-18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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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부름 앱 ‘해주세요’ 조현영 대표 “단기 목표는 3년 내 IPO” 
6월 심부름 애플리케이션 ‘해주세요’를 출시한 조현영 하이퍼로컬 대표. [지호영 기자]


“강아지 산책시켜주세요” “맛집 갈비탕 좀 사다 주세요” “바퀴벌레 좀 잡아주세요”….

6월 출시된 애플리케이션(앱) ‘해주세요’에 올라오는 심부름 요청들이다. 심부름은 내용과 심부름비 등을 보고 ‘헬퍼’(심부름하는 사람)가 지원하면 연결해주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심부름 종류는 음식 배달, 장보기, 짐 운반, 청소, 바퀴벌레 잡기, 강아지 산책 등 그야말로 다양하다.

예전 같으면 얼굴도 모르는 사람에게 심부름을 요청하는 것 자체가 꺼려졌을 수도 있다. 1인 가구가 급격히 늘어난 요즘은 배달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혼자 처리할 수 없는 일을 전문가에게 부탁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심부름을 요청하는 것도, 심부름 헬퍼로 N잡러가 되는 것도 자연스러워졌다. 조현영 하이퍼로컬 대표는 이런 사회 변화에 힌트를 얻어 6월 C2C(소비자 간 거래) 심부름 앱 ‘해주세요’를 출시했다.

성공 비결은 C2C 플랫폼


애플리케이션 ‘해주세요’에서는 다양한 심부름을 요청할 수 있고, 심부름 헬퍼로도 일할 수 있다. [‘해주세요’ 앱 캡처]



출시 5개월 만에 30만 건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인기 비결은?

“심부름은 웬만한 사람에게 다 필요하다. 또 돈이 필요한 사람은 심부름을 해주고 수익을 얻을 수도 있다. 심부름 자체가 인기 비결이라고 볼 수 있다. 서울부터 제주까지 전국을 아우르는 것도 강점 중 하나다. 현재 하루 앱 다운로드 건수가 1000건가량 되는데, 무엇보다 C2C라는 점에서 확장성이 큰 것 같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비대면 생활도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 같다.

“그렇다.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처리해야 할 일도 많아졌다. 비대면 생활이 강조되면서 누군가에게 심부름을 부탁하기도 어려워졌다. 동시에 N잡이 유행해 플러스 수입을 창출하고자 하는 이도 늘었다. 수요와 공급이 딱 맞아떨어졌다.”

심부름 C2C 플랫폼을 만든 계기는?

“2015년부터 다양한 앱을 만들었는데 다 망했다. 돈이 없어 미국에서 우버 라이더 아르바이트를 했다. 이때 C2C 플랫폼을 직접 접했다. 우버 라이더 경험이 ‘해주세요’ 기획에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 우버와 ‘해주세요’의 알고리즘도 비슷하다.”

몇 번의 도전 끝에 ‘해주세요’가 탄생했나.

“2015년 카카오를 퇴사하고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서비스 앱을 만들어 스타트업을 시작했다. 총 8개 앱을 만들었는데, 남자 성형 앱 ‘그루밍족’과 영어 기반 성형 앱 ‘뷰티소셜’만 성과가 있었다. ‘그루밍족’은 지난해 케어랩스에 매각했다. 그 매각 자금으로 올해 4월 하이퍼로컬이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6월 ‘해주세요’를 출시했다.”

지역사회 소비자라는 점에서는 ‘당근마켓’, 서비스 대행이라는 점에서는 ‘배달의민족’(배민)과 교집합이 있다.

“정확한 지적이다. C2C 로컬 플랫폼 측면에서는 당근마켓과 유사하다. 심부름을 해주고 헬퍼가 수익금을 받는 것은 ‘배민’ 혹은 ‘쿠팡이츠’와 같다. 좀 더 나가면 서비스 고수와 연결해주는 ‘숨고’와도 유사점이 있다.”

기존 심부름 관련 플랫폼은 거의 실패했는데.

“심부름 플랫폼이나 앱이 많았는데 거의 다 망했다. 심부름은 ‘청소’나 ‘배달’처럼 하나만 해주는 게 아니라서 플랫폼화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배달부터 이사, 청소, 벌레잡기까지 스펙트럼이 넓다. 그러다 보니 리얼 타임으로 연결하기 어렵다. ‘앱 만들기는 쉽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실제로 성공하는 앱은 0.1%도 안 된다. 앱 기획부터 디자인 개발, 운영, CS(고객 응대)까지 모든 게 맞아떨어져야 하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다. 또 기존 심부름업체의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전략이 잘못됐다고 본다. 핼퍼들을 처음부터 몇십 명씩 고용해 트레이닝하니 운영이 안 됐을 것이다.”

현재 경쟁사는 없다고 보나.

“그렇다.”


내년 매출 월 10억 원 목표


1인 기업이라는 점이 독특하다.

“기업 운영 패러다임이 많이 변했다. 카카오를 퇴사한 5~6년 전만 해도 외주나 재택근무는 상상도 못 했다. 하지만 재능기부 플랫폼, 공유 플랫폼 등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전문 인력들이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우리 회사도 1인 기업이지만 CS 헬퍼를 재택근무 형태로 고용하고 있다. 이처럼 인하우스와 외주 프리랜서의 경계선이 없어지고 있다. 물론 ‘해주세요’가 10배, 100배로 성장하려면 절대 혼자서는 안 될 것이다. 적정 시기가 되면 역량 있는 분들을 모시고 싶다.”

미국 스탠퍼드대 졸업, 카카오 전략지원팀 근무 등 이력이 화려하다.

“중학생 때 미국으로 유학 가 스탠퍼드대를 졸업했다. 미국 유니티소프트웨어를 거쳐 카카오 전략지원팀에서 일했고 스타트업을 차리고 싶은 마음에 2015년 퇴사했다. 당시 당근마켓 같은 스타트업이 한창 붐이었다.”

자본금 얼마로 시작했나.

“기존 회사를 매각한 1억 원 정도로 시작했다. 최근 투자자들로부터 매각 문의가 많이 오는데, 전혀 관심 없다. 이전에 투자도 받아봤고 매각도 해봤다. 스타트업을 운영하면서 해볼 건 다 해봤다. ‘해주세요’는 끝까지 건실하게 키우고 싶다.”

수익 구조는?

“심부름비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심부름비의 평균 10%가량이 수수료이고 그것이 수익의 전부다.”

월 매출액은?

“1억 원 정도 된다. 내년에는 10억 원가량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

가장 인기 있는 심부름은 무엇인가.

“맛집 배달이 40% 정도를 차지한다. 쿠팡이츠나 배민은 맛집 배달을 안 하다 보니 맛집 배달 심부름이 많다.”

기억에 남는 심부름은?

“서울에 사는 아내가 지방에서 근무하는 남편과 연락이 안 된다며 남편이 거주하는 집 초인종을 눌러달라고 한 요청이었다. 요즘 사건·사고가 많다 보니 걱정됐던 것 같다. 앱 ‘해주세요’의 장점 중 하나가 사는 지역과 상관없이 어느 지역에서든 심부름을 요청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심부름비 기본 5000원+α

심부름비는 어느 정도인가.

“비용은 심부름 종류, 거리, 무게 등에 따라 달라져 정량화할 수 없다. 최소 비용은 5000원이고 추가금은 고객이 정한다. 5000원으로 심부름을 요청했는데 지원하는 헬퍼가 없으면 비용을 올리기도 한다.”

하루 평균 심부름 건수는?

“현재 1000건 정도 된다.”

심부름을 해결하는 헬퍼는 어떻게 모집하나.

“앱을 통해 지원받고 심사 과정을 거쳐 모집한다. 현재 핼퍼 인원은 5만 명가량 된다.”

헬퍼 수익은?

“천차만별이다. 얼마 전 한 달간 500만 원을 번 헬퍼도 나왔다. 배달업체 배달비는 건당 5000원이나 1만 원으로 정해져 있지만, 심부름은 고객이 급하면 금액을 올린다. 아이를 당장 학교에서 픽업해야 하는데 일이 생겨 할 수 없다면 심부름비가 4만~5만 원까지도 올라간다. 노동 강도에 비해 수입이 괜찮은 편이다.”

심부름 시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헬퍼 관리가 중요해 보인다.

“지금까지는 대부분 비대면 심부름이 많아 특별한 사고는 없었다. 또한 카카오채널로 CS를 운영하면서 24시간 대응하고 있다.”

앞으로 계획은?

“일단 국민 편의 서비스로 도약해 3년 내 기업공개(IPO)를 하는 것이 목표다. 내년에는 투자도 받아 대규모 마케팅을 해보고 싶다.”




*유튜브와 포털에서 각각 ‘매거진동아’와 ‘투벤저스’를 검색해 팔로잉하시면 기사 외에도 동영상 등 다채로운 투자 정보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이 기사는 주간동아 1319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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