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연어, 이젠 충북-강원에서 키운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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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없는 충북, 내수면 어업 ‘총력’…동해-아이슬란드 연어알 받아 연구
1000t 생산 목표 양식장 40곳 육성…강원, 대서양연어 수정란 부화시켜
민물-바닷물서 키우며 양식법 개발, DMZ∼나진 잇는 ‘양식벨트’ 구상도

충북과 강원에서 현재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연어를 산업화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충북의 발안란(부화하기 전 난막을 통해 눈이 보이는 알)
분양 모습(위쪽 사진)과 강원 내수면자원센터에서 부화한 새끼 대서양연어.
충북도·강원도 제공
충북과 강원에서 현재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연어를 산업화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충북의 발안란(부화하기 전 난막을 통해 눈이 보이는 알) 분양 모습(위쪽 사진)과 강원 내수면자원센터에서 부화한 새끼 대서양연어. 충북도·강원도 제공
충북과 강원에서 회귀성 어류인 연어의 양식산업에 야심 차게 도전 중이다. 바다가 없는 충북도는 전국 처음으로 연어의 내수면 양식에 뛰어들었고, 강원도는 대서양연어 수정란을 부화시켜 성어(成魚)로 키우는 등 ‘K연어산업화’가 추진되고 있다.

14일 두 지자체에 따르면, 5월에 내수면 어업 활성화 대책을 마련한 충북은 9월 한국수산자원공단 동해생명자원센터와 연구협약을 체결했다. 이어 1일에는 강원도 동해안으로 거슬러 오르는 연어(일명 태평양연어)에서 채란해 수정한 알 2만 개를 분양받았다. 도 내수면산업연구소로 옮겨진 알들은 현재 발안란(부화하기 전 난막을 통해 눈이 보이는 알) 상태이며, 이달 말경 부화한 뒤 연구용으로 키워질 예정이다. 또 내년 1∼2월경에는 아이슬란드에서 대서양연어 알을 들여와 함께 연구하기로 했다.

도의 이 같은 계획 수립은 4월 13일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 결정이 계기가 됐다. 어민과 상인 등 수산업계 전체의 피해와 수산물 소비심리 불안이 예상돼 연어의 국내 양식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에서 주로 소비되는 대서양연어는 전량이 수입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모두 3만8000t을 들여왔다.

도는 연어 양식산업 활성화를 위해 △내수면 연어 양식기술 확립 및 어업인 기술 이전(2022∼2024년) △최첨단 스마트 연어 양식시설 건립 및 민간 연어 양식장 육성 예산 지원(2022∼2029년) △연어양식연구센터 건립(2025∼2027년) 등의 3단계 과정을 진행한다. 도 내수면산업연구소 조규석 연구지도팀장은 “연어 1000t을 생산하기 위해 도내 양식장 40곳을 집중 육성해 연어 가공산업 및 먹거리 관광산업과 연계해 연 460억 원의 매출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에서는 국내 처음으로 대서양연어 수정란을 들여와 성공적으로 부화시켰다.

강원도환동해본부에 따르면 10월 내수면자원센터가 도입한 대서양연어 수정란 5만 개 가운데 97.5%가 최근 부화했다. 길이 2.9cm의 새끼 연어 4만8750마리는 최근 수조로 옮겨졌다. 내수면센터는 이들 새끼 연어를 30cm까지 키우면서 민물 양식법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후 고성에 있는 한해성수산자원센터로 옮겨 바닷물에서 5kg까지 키울 예정이다. 또 2024년까지 480억 원을 들여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한 ‘대서양연어 담수양식 모델 개발 연구’를 진행하기로 했다. 한해성센터도 해수 순환 여과 양식시설을 설치해 전용 스마트양식 플랫폼에 개발에 나선다.

이에 더해 도는 2035년까지 1조 원이 투입되는 ‘동해안 초광역 연어 클러스터 조성사업’을 추진한다. 2025년까지 테스트베드 건립, 양신산업단지, 질병예방백신센터, 양어 사료공장 등의 연어 양식산업 생태계를 조성한다. 2030년까지는 연어 10만 t을 생산하기 위해 고성 등 동해안 일대에 연어 양식산업단지 4곳을 추가 조성한다. 이후 2035년까지 세계 3대 연어 생산국 진입을 위한 대규모 해양 플랜트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비무장지대(DMZ)에서 시작해 원산∼함흥∼청진∼나진으로 이어지는 ‘한반도 연어 양식벨트’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이 계획이 실현되면 생산량 20만 t, 생산유발 효과 4조3000억 원, 일자리 2만5000개 창출 등의 효과가 날 것으로 도는 예상했다.

김태훈 강원도환동해본부장은 “철저한 준비와 여러 전문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강원의 미래 핵심 사업인 연어 양식산업을 성공시키겠다”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충북#강원#연어#양식산업#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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