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기시다에 ‘올림픽 외교 보이콧’ 동참 압박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14일 16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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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집권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인 아베파(의원수 95명)를 이끄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에게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에 동참하도록 압박했다. 두 정치인은 모두 1993년 처음 중의원 의원에 뽑힌 의회 입성 동기지만 최근 대중국 노선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아베 전 총리는 13일 BS닛테레 방송에 출연해 미국이 주도하는 베이징 올림픽의 외교적 보이콧에 대해 “중국에 대한 정치적 메시지는 일본이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 시간을 벌어서 어떤 이득이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국제사회가 일본 스스로 일을 결정할 수 없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도 주장했다. 직접적으로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기시다 총리에게 사실상 외교적 보이콧을 촉구하는 발언이었다.

기시다 총리는 7일 “종합적으로 감안해 국익의 관점에서 스스로 판단하겠다”고 말한 뒤 지금까지 그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 파벌 고치카이(42명)는 전통적으로 동아시아 이웃국가와의 관계를 중요시해 왔다. 이에 기시다 총리 또한 어떤 형태로든 베이징 올림픽 대표단에 관료를 파견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11일 요미우리신문은 각료 파견 대신 하시모토 세이코(橋本聖子)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 야마시타 야스히로(山下泰裕) 일본올림픽위원회 회장을 참석시키는 안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루 뒤 아사히신문 또한 각료가 아닌 무로후시 고지(室伏廣治) 스포츠청 장관을 파견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아베 전 총리는 기시다 총리가 지난달 실시한 내각 및 자민당 간부 인사에 자신의 측근을 중용하지 않았다는 불만을 여러 차례 드러낸 바 있다. 기시다 총리 측 또한 아베 전 총리가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기시다 후보를 처음부터 지지하지 않은 것에 불만을 내비치고 있다. 8일 아사히신문은 두 사람이 겉으로는 단합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내부적으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기시다#아베#보이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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