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선영 “꾸준히 하다 만난 ‘슬의생’ ‘구경이’…이런 사랑받을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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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2월 14일 13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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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하다 보니 찾아온 기회, 이렇게 사랑받을 줄 몰랐어요.”

JTBC 드라마 ‘구경이’(극본 성초이/연출 이정흠)에서 의문의 살인사건을 조사하는 보험조사관이자 구경이의 조력자인 나제희 역을 연기한 배우 곽선영은 14일 오전 화상 인터뷰를 통해 작품을 마무리하는 소감을 전했다.

곽선영은 2006년부터 10여 년간 뮤지컬 ‘달고나’ ‘위대한 캣츠비’ ‘노트르담 드 파리’ ‘김종욱 찾기’ ‘빨래’ ‘사의 찬미’ 등 뮤지컬을 주무대로 활동하다, 드라마 ‘친애하는 판사님께’를 통해 안방극장으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지난해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이익준의 동생 이익순 역할을 맡아 더욱 주목받았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이어 선택한 ‘구경이’에서는 극중 보험조사관 팀장으로서 구경이 팀원들과 함께 연쇄살인범을 쫓는 모습들로 존재감을 단단히 각인시켰다. 평소 냉철하고 똑부러지는 듯 보이지만, 권력과 야망 앞에 흔들리는 현실적인 모습들을 차진 연기로 그려 호평을 받았다.

-‘슬의생’부터 ‘구경이’ 등 올해 많은 사랑을 받은 소감은,

▶이렇게 많이 좋아해주실 줄은 몰랐다. 저는 그냥 익준오빠의 동생이고 준완이의 여자친구로서 최선을 다하면 이 드라마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마음으로 참여를 했는데 이렇게 많이 좋아해주실 줄 몰랐다. 행복하다. ‘구경이’도 마찬가지다. 매력적인 캐릭터 사이에서 나 혼자 평범하다고 생각했다. 감독님도 평범할 수 있지만 중심을 잡는 나제희라고 했다. 나는 매순간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했다. 이렇게 많이 좋아해주실 줄 몰랐다. 행복하다.

-이정흠 감독도 ‘구경이’를 이상한 드라마라고 하셨는데 대본이나 시놉을 처음 본 느낌은 어땠나.

▶나도 이상한 대본이라고 생각했다. 드라마 대본이 어떻게 쓰이는지는 잘 모르지만, 이건 보통의 드라마 대본이 아니라는 생각이었다. 감독님이 ‘형식을 완전 깬 느낌, 그래서 재미있을 것 같다’고 하셨다. 그만큼 독특하고 이상한 대본이었다. 저는 대본을 보고 뒷부분에서 다시 보게 되는 희한한 대본이었다. 한 번 읽고 선택한 대본이다. 재미있었고 내가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납치도 당하고, 목도 졸리는 등 극한의 상황에 처하는 장면도 있었다. 체력적으로, 혹은 촬영하면서 힘들지는 않았나.

▶내가 체력이 굉장히 좋다. 그동안 비축한 체력을 쓴 것 같다. 요즘에는 코로나19 때문에 운동을 하지도 못했는데 크게 힘들지 않았다. 수중촬영은 오랜 시간 물 안에 있어야 해서 힘들었는데 그래도 다음날 몸살도 없었다. 그동안 비축한 체력, 잘 먹는 것으로 버틴 것 같다. 힘들지 않고 재미있었다.

-자극적인 매력 사이에서 혼자 평범한 캐릭터라고 보일 수 있는데 힘든 순간은 없었나.

▶처음에는 뭔가 톡톡 튀는 캐릭터 사이에서 중심을 잡기 위해 튀지 말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대본에 충실하면 좋은 효과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촬영을 거듭할수록 나제희가 펼칠 포지션이 많으니까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연기적으로 힘들거나 아쉽지는 않았다.

-나제희는 모성애만큼 권력, 야망에 대한 욕구도 강한 인물인데, 곽선영 씨가 봤을 때 나제희는 어느 부분에 열망이 더 큰 것 같나.

▶다 잘하고 싶은 인물이었다고 생각한다. 아빠에게는 딸로서, 팀원들에게는 팀장으로서, 아이에게는 좋은 엄마가 되고 싶었던 인물이다. 사실 우리 모두 다 모든 부분에서 잘 하고 싶지만 그래도 놓치는 부분이 있지 않나. 나제희도 그런 인물이었다고 생각한다.

-마니아팬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시즌2 가능성도 있는지.

▶아쉽다. 배우들 모두 ‘더 하고 싶다’ 아쉬워했다. 이제 조금 더 재미있어질 것 같은데 끝나버린 느낌이다. 시즌2를 하면 너무 좋겠다고 모든 배우들이 이야기하고 있다. 그만큼 행복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가능성이 있는지는 내가 모르겠다. 구경이는 내가 봐도 시즌2가 나오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모든 배우들이 바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영애와 호흡을 맞춘 소감은 어떤가.

▶영광이었다. 내가 어린 시절부터 TV로, 영화관에서 보던 선배님과 눈을 마주치고 대사를 주고 받는다는 게 영광이고 감사했다. 현장에서 나를 포함한 모든 후배들에게 너무 편하게 대해주셔서 팀 호흡이 좋은 큰 이유는 이영애 선배 덕분이다.

-이영애에 대한 기존 이미지는 어땠나, 새로운 모습도 봤을 것 같다.

▶우리나라 사람 모두 이영애 선배하면 우아하고 차분한 이미지를 생각하지 않겠나. 실제로도 그런 모습이 있다. 따뜻하고 차분하게 후배들을 많이 챙겨주셨다. 또 반전인 건 구경이 캐릭터에 착 붙어서 그런건지 구경이 같은 모습을 보여주시기도 한다. 굉장히 매력적인 배우라는 걸 실감했다.

-촬영 뒷이야기가 궁금하다. 워낙 이영애씨가 망가지니까보다가 웃은 부분도 많을 것 같다.

▶많이 웃었다. 촬영하면서 (이영애를) 많이 말렸다. 기분 좋은 분위기에서 말리는 것이다. 너무 구경이에 몰입해서 나도 모르게 나오는 행동이 많았다. 오히려 우리가 선배님 이미지를 생각해서 ‘조금만 눌러달라’고 할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웃음)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자연스러운 망가짐을 현장에서 봤다. 많이 놀라웠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 같다.선배님이 ‘나 더 할 수 있는데 왜 끊는 거야’라고 했다.(웃음)

-기억에 남는 ‘구경이’평은 무엇인가.

▶‘이상한데 재미있다’는 평이 좋더라. 엔딩이 다음 회를 궁금하게 만들지 않나. 다음을 예측했는데 그게 틀렸다는 말을 많이 하셨다. 제가 촬영을 했는데도 신기하고 예상을 벗어나는 점이 많은 드라마였다. 그런 평이 좋더라. 또 촬영을 하면서도 나제희에게 ‘야망’ 수식어가 붙을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는데 그 말을 많이 해주시더라. 예상하지 못한 반응이었고 기분이 좋았다.

-방송을 보면서 신선하거나 충격적이었던 장면이 있었나.

▶많았다. 구경이, 케이부분은 특히 그랬다. 텍스트로는 평범하게 지나갈 장면이 앵글을 뒤집거나 파노라마 식으로 지나가는 건 대본에는 나와있지 않던 것이다. 그래서 방송으로 보는 재미가 있었고 충격으로 다가왔다. 감독님에게 문자로 ‘멋지다’라고 고백도 했다.

-팀을 배신하는 장면도 있는데 실제라면 어떤 선택을 할 건지.

▶나는 평화주의자이고 야망이 크지 않다. 평탄하길 바라는 편이다. 나제희처럼 그렇게 친구들을 등지지 않을 것 같다.

-배우로서의 야망은 있지 않을까.

▶저는 그냥 저에게 들어온 작품, 인연이 닿은 작품과 대본에 충실하는 게 내 목표다. ‘나는 어떤 작품의 큰 역할을 할 거야’ 이런 것은 생각하지 않았다. 매순간 충실하고 열심히 하면 기회는 자연스럽게 올 거라고 생각한다. 바보같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웃음) 그래도 큰 야망은 없다.

-실제로도 엄마인데 요즘 바쁜 엄마를 TV로 보고 알아보는지.

▶아이와는 TV를 같이 보지 않는다. 우리 집에서는 아이와 함께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주로 보는 정도다. 하지만 엄마가 TV에 나오는 사람이라는 것은 안다. 아기 이야기를 하니까 엄청 쑥스럽다.(웃음)

-차분한 분위기인데 ‘슬의생’에서 코믹한 장면은 어떻게 연기했나. 조정석 정경호와의 호흡은 어땠나.

▶주변에서도 그거 어떻게 했냐고 많이 물어봤다. 이것도 직업이지 않나. 회사에서의 모습과 평소가 다른 것처럼 저도 일을 할 때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밖에 없는 거다. 대본에 이미 그 캐릭터에 써있었기 때문에 그것에 맞게 충분히 외우고 준비했다. 다들 완벽하게 준비를 해오는 배우들이었다. 내가 비둘기를 날리는 게 첫촬영이었는데, 다들 그 인물이 되어 와서 착 붙더라. 프로페셔널한 배우와 호흡해서 감사한 일이었다. 끝나고 두 분이 많이 웃으셨다. 저한테 의외의 모습을 봐서 그런 것 같다.

-‘구경이’는 어떤 의미의 작품으로 남을까.

▶좋은 기억들만 남아서 잊지 못할 작품이 됐다. 나제희는 연기를 할 수 있는 캐릭터가 많았다. 다양한 연기를 하고 싶었는데 극 안에서 많은 모습들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를 만났다. 연기에 목말라 있었던 것 같은데 나제희로 인해 해소가 됐다. 내 인생을 돌아봤을 때 딱 떠오를 작품이 될 것 같다.

-무대에서 시작해 매체연기로 활동영역을 넓혀서 잘 자리매김했는데,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어떤가.

▶항상 내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편이고, 지금 내 입지를 단단히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매순간 최선을 다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방송은 특별한 사람들이 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꾸준히 연기를 하다 보니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 또 열심히 하다 보면 또 다른 기회가 올 것이고 그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으려면 더 단단해지고 그릇도 넓어져야 하지 않나. 목표는 최선을 다하는 거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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