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여자체조 국가대표팀 의사, 성폭행 선수들에 4492억원 배상 합의

  • 뉴시스
  • 입력 2021년 12월 14일 09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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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여자 체조 국가대표팀 소속 전 팀 닥터 래리 나사르에 의한 성폭행 피해를 둘러싼 법적 공방이 13일(현지시간) 일단락됐다. 그러나 여자 체조협회 내의 실질적 변화를 위한 투쟁은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다.

인디애나폴리스 연방 파산법원은 이날 미 체조협회와 미국 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USOPC가) 수백명의 피해자들에게 3억8000만 달러(약 4492억원)의 합의금을 지불할 것을 확정, 미국 올림픽 운동 사상 최대의 성추행 추문을 마무리지었다.

지난 9월 잠정 합의안에 90%가 넘는 500명 이상이 찬성표를 던졌다. 잠정 합의에서는 4억2500만 달러(약 5024억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했지만, 3억8000만 달러로 수정된 최종 합의가 법원으로부터 조건부로 승인받았다. 300명이 넘는 희생자들이 나사르로부터 학대를 당했고, 나머지 희생자들은 미 체조협회와 관련된 개인들로부터 학대를 당했다.

그러나 합의금 지급은 문제 해결의 일부일 뿐이다. 성폭행 피해자들은 합의금이 아니라 나사르와 같은 가해자들이 수년 간 제대로 감시받지 않은 채 범행을 계속할 수 있었던 체조협회 내의 문화와 관행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렁리리(Li Li Leung) 미 체조협회장은 “피해자들은 여자 체조의 지속적 변화를 위해 용기있게 행동했다. 우리는 선수와 공동체의 안전, 건강, 복지를 다른 무엇보다도 우선시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수백명의 소녀들과 여성들이 나사르가 미시간주립대, 올림픽 선수들을 훈련시키는 미시간 체육관에서 일할 때 의학적 치료를 구실로 나사르로부터 성적 학대를 당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주법원에서 여성 체조선수들을 성폭행한 혐의를 인정하기 전 아동 포르노 범죄에 대해 연방법원에서 유죄를 인정했고, 2018년에는 징역 40~175년을 선고받았다.
2016년 가을에 나사르의 성적 학대를 최초로 폭로했던 레이철 덴홀랜더는 “중요한 것은 돈에 관한 것이 아니라 변화에 관한 것이다. 무엇이 잘못됐는지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다음 세대를 더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성폭행 피해 여성들을 변호한 존 맨리 변호사는 “우리는 생존자들의 용기와 끈기라는 단순한 이유 하나 때문에 승리했다”고 말했다. “이 용감한 여성들은 많은 언론 인터뷰에서 공개적으로 학대를 인정했고, 꿈을 좇는 아이들이 더이상 육체적, 감정적, 성적 학대를 당하지 않도록 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덴홀랜더는 “지난 5년여의 세월이 지옥같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정의를 바로 세우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렇게 오래 걸리면 안 되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미 체조협회는 2018년 11월 파산을 신청했다. 체조협회는 나사르의 성폭행 사건 이후 대대적인 지도부 개편을 겪었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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