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붙은 ‘럭셔리 전기차’ 시장…전기차도 ‘억 소리’ 난다

  • 뉴스1
  • 입력 2021년 12월 10일 09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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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의 새 순수전기차 EQS. 2021.11.25/뉴스1 © News1
메르세데스-벤츠의 새 순수전기차 EQS. 2021.11.25/뉴스1 © News1
가격과 주행거리 등 ‘가성비’에 중점을 맞추던 전기차 시장의 트렌드가 수입차 브랜드를 중심으로 바뀌는 모습이다. 최근 가성비보다는 품질과 디자인 등에 집중하며 몸값을 높이는 고가의 전기차 모델이 대거 출시되며 ‘럭셔리 전기차’ 시장이 커지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달 중 ‘더 뉴 EQS(이하 EQS)’를 고객에게 인도할 예정이다. EQS는 전기차 전용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개발된 브랜드 최초의 럭셔리 전기 세단으로, 지난달 열린 ‘2021 서울 모빌리티쇼’에서 국내 최초로 공개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EQS의 외관은 공기역학적인 쿠페 실루엣으로 하나의 활과 같은 원-보우 비율과 캡-포워드 디자인으로 설계됐다. 특히 양산차 가운데 가장 낮은 공기저항계수인 0.20Cd를 자랑하는 것이 특징이다. 절제된 라인과 이음새를 줄인 심리스 디자인으로 메르세데스-벤츠만의 디자인 철학을 구현한 동시에 지난 4월 더 뉴 S-클래스를 통해 처음 선보인 ‘디지털 라이트’를 적용했다.

EQS는 국내에서 EQS450+AMG 라인만 판매된다. 가격은 1억7700만원으로, 1억원을 훌쩍 넘어선다. 107.8kWh 배터리와 배터리 관리 소프트웨어를 통해 1회 충전시 최대 478㎞를 주행(환경부 기준)할 수 있고, 급속 충전기로 최대 200㎾까지 지원해 배터리 잔량 10%에서 80%로 충전에 약 30분이 소요된다.

벤츠 코리아 관계자는 “더 뉴 EQS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철학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럭셔리 전기 세단 세그먼트의 기준을 새롭게 정립하는 모델”이라며 “새로운 전기차 전용 아키텍처를 바탕으로 정교함, 지속가능성, 첨단기술, 차별화된 스타일을 자랑한다”고 설명했다.

메르세데스-벤츠에 이어 BMW도 럭셔리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BMW 코리아는 지난달 7년 만에 순수 전기 모델 ‘ix’를 출시, 고성능 브랜드 포르쉐와 영원한 라이벌 메르세데스-벤츠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BMW 코리아는 플래그십 순수 전기 모델인 ix를 통해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럭셔리 세그먼트의 문을 본격화하겠다고 말했다.

iX는 기존 X5 수준의 전장과 전폭, BMW X6의 전고, 그리고 BMW X7의 휠 크기가 조화를 이뤄 강력한 비례감을 자랑한다. 특히 THE iX에는 BMW의 최신 전기화 드라이브트레인인 5세대 eDrive가 탑재, 새로운 전기화 드라이브트레인을 통해 시스템에 적용된 2개의 모터가 가속 페달을 조작하는 즉시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것이 특징이다.

합산 최고출력 523마력을 발휘하는 iX xDrive50은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4.6초, 326마력을 발휘하는 iX xDrive40은 시속 100㎞까지 6.1초에 가속한다. 가격은 각각 1억4630만원, 1억2260만원이다. 그러나 주행거리는 턱없이 짧다. 1회 충전 주행 거리는 iX xDrive50이 복합 447㎞, 특히 iX xDrive40는 복합 313㎞에 불과하다.

BMW의 순수 전기차 i4 M50와 ix.  2021.11.25/뉴스1 © News1
BMW의 순수 전기차 i4 M50와 ix. 2021.11.25/뉴스1 © News1
이에 대해 BMW는 ix 출시 당시 “그동안 가격과 주행거리에 초점을 맞췄던 다른 모델과 차별화를 통해 국내 프리미엄 전기차 세그먼트를 이끌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최근의 전기차 시장의 흐름이 가격과 주행거리보다 성능에 치중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일찌감치 고가 전기차 시장에 뛰어 든 아우디는 이미 e트론 55 콰트로와 E트론 스포트백 55 콰트로 등의 고가 전기차를 판매 중이다. 올해 안에 고성능 전기차 e트론 GT 콰트로와 RS e 트론 GT를 출시해 라인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미 전기차 세단 타이칸을 판매 중인 포르쉐도 타이칸 크로스 투리스모를 출시한 것에 이어 타이칸 GTS 라인업을 출시할 예정이다.

상반기 포르쉐의 타이칸과 아우디 e-트론 등에 불과하던 고가의 럭셔리 전기차가 하반기 들어 크게 늘어나는 등 전기차 시장에서 ‘럭셔리 세그먼트’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최근 출시된 고가의 럭셔리 전기차가 기존의 브랜드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지만 전기차는 내연기관차가 아니다”며 “기존의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등이 프리미엄 전기차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완성도가 관건인데, 일부 프리미엄 브랜드의 전기차 모델의 경우 기능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기차는 이제 시작으로, 주행거리나 충전속도, 겨울철 배터리 방전 문제 등에 더욱 집중해 차별화를 이뤄내야 할 것”이라며 “전기차 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한 재정립이 고민되는 시기”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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