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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헝다 사실상 디폴트… 中당국, 부채 구조조정 등 개입 가시화

입력 2021-12-08 03:00업데이트 2021-12-0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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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만기 달러채권 이자 지급 못해… 헝다, 채무불이행 공식 선언 대신
회장 포함한 ‘리스크해소위’ 출범, 리커창 “다룰 수 있는 문제” 강조
당국, ‘하이난항공’ 4개로 나눴듯 헝다그룹도 쪼개 부채 분산 가능성
3000억 달러(약 360조 원)의 천문학적 빚을 진 중국 부동산회사 헝다그룹이 6일까지 반드시 지급해야 하는 달러채권 이자를 지급하지 못해 사실상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졌다. 헝다 측은 미지급에 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만기가 도래하지 않은 채권을 보유한 다른 채권자까지 조기 상환을 요구해 연쇄 디폴트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부동산 시장이 중국 경제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어 이번 사태가 중국 경제 전반에 상당한 후폭풍을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7일 블룸버그 등은 헝다가 이날까지 지급해야 할 8249만 달러(약 989억 원)의 이자를 지급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당초 지난달 6일 이 돈을 갚아야 했지만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30일간 유예했고 이번에 또다시 갚지 못했다.

헝다 측은 6일 밤 쉬자인(許家印) 회장, 외부 전문가, 헝다의 본사가 있는 광둥성 정부 관료 등으로 구성된 ‘위험해소위원회’를 출범시켰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위원회 출범이 공식적으로 디폴트를 선언하고 부채 구조조정에 나서기 위한 사전 단계일 가능성을 제기한다. 개별 채권자들과 대출 만기를 연장하고 상환 원리금을 줄이기 위한 협상에 나서기 위한 목적이라는 것이다. 광둥성 정부는 이미 3일 밤 쉬 회장을 소환해 위원회 운영 등에 대한 협의를 마친 상태다.

일각에서는 당국이 지난해 2월 하이난항공 사태 때 썼던 방식을 헝다에도 적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국은 1억1000만 달러의 부채로 파산 위기에 몰린 하이난항공을 완전 청산하는 대신 그룹을 네 개로 쪼갰다. 이후 국영기업을 통해 분할된 회사에 대대적으로 투자하고 부채 또한 분산해 금융시장 충격을 최소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하이난성 측이 파견한 관료들이 기존 경영진 대신 모든 의사결정을 주도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헝다 역시 관료가 이미 포함된 위험해소위원회를 통해 그룹을 쪼개고, 이후 국영기업을 대거 동원해 헝다가 진행해 왔던 각종 사업을 넘겨받도록 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헝다가 공중분해 되면 8000여 개에 달하는 협력업체의 줄도산, 현장 노동자를 포함한 수십만 명의 고용 불안, 최소 수십만 채로 추정되는 주택 분양 실패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청산’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피하려 한다는 것이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6일 “중국은 단기적 경제 파동을 다룰 수 있다”면서 헝다 사태에 따른 시장의 우려를 일축했다. 중앙은행인 런민은행, 은행감독관리위원회 등도 이날 성명을 통해 헝다 사태를 ‘개별 사건’으로 규정하면서 경제 전반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중국 부동산 시장의 위축 현상이 더 심해지면서 경제의 하방 압력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부동산 시장의 위축이 철강, 시멘트, 가구, 가전제품 등 수많은 산업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양광(陽光)100’ ‘아오위안(奧園)’ ‘자자오예(佳兆業)’ 등 상당수 부동산회사 또한 헝다와 마찬가지로 파산 위기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영국 옥스퍼드이코노믹스를 인용해 중국의 심각한 부동산 침체가 계속 이어지면 내년 4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3.0%까지 떨어지고 이것이 전 세계 성장률 또한 0.7%포인트 낮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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