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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냉혹한 현실” 인식에서 단행된 삼성 경영진 세대교체

입력 2021-12-08 00:00업데이트 2021-12-08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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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어제 대표이사 3명을 모두 교체했다. 반도체 가전 모바일 등 주력 사업 최고경영자(CEO)를 한꺼번에 바꾸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도 경영진 세대교체에 나선 것은 ‘잘나갈 때가 위기’라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사상 최대 매출이 확실시된다. 이전 최고였던 2018년 243조 원을 크게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달 말 미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와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고 오니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2010년 고(故) 이건희 회장은 전년도에 최대 실적을 거두고도 “지금이 진짜 위기”라고 말했다. 이런 위기감과 과감한 변신이 오늘의 삼성을 만들었다.

삼성의 위기감은 엄살이 아니다. 글로벌 공급망을 둘러싼 미중 패권경쟁은 한국 기업의 선택지를 좁히고 있다. 플랫폼 경제가 굳어지면서 하드웨어 중심의 사업 구조로는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 삼성은 지난달 인사제도를 개편하면서 “삼성은 D램, 스마트폰을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사용자 경험과 서비스를 만드는 기업”이라고 했다.

이데이 노부유키 소니 전 회장은 “소니가 어려움을 겪은 것은 과거의 성공을 잊기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했다. 도시바 파나소닉 등 한때 잘나갔던 일본 기업들은 자만에 빠져 추락을 경험했다. 한국 기업들은 불과 20년 새 글로벌 기업으로 떠올랐다. 일본 기업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내부 조직부터 사업 구조까지 전면적 혁신에 나서야 한다.

삼성뿐 아니라 현대차 SK LG 등도 젊은 인재를 발탁하고, 미래 산업으로 변화를 서두르고 있다. 대기업들이 위기감을 갖고 변신에 나선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코로나 사태를 맞아 기업의 역할과 책임은 어느 때보다 크다. 수출로 경제를 떠받치고 국내 고용을 늘려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아야 나라의 미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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