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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뉴욕 접종센터 다시 긴줄… 바로 맞던 백신 이제 2주 기다려야

입력 2021-12-06 03:00업데이트 2021-12-06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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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변이 확산] 백신 예약대기 길어진 뉴욕 르포
백신센터 차례 기다리는 뉴욕 시민들 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시 롱아일랜드시티에 있는 코로나19 백신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 전파 소식이 전해지고 부스터샷을 맞으려는 사람이 늘면서 최근 뉴욕에서는 백신 접종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3일(현지 시간) 오후 미국 뉴욕시 롱아일랜드시티에 있는 대형 백신 접종소. 창고형 건물을 개조한 이곳엔 며칠 전부터 평소 없던 긴 줄이 생겼다. 기자는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가 접종(부스터샷)을 위해 이곳을 찾았다. 예약을 하고 도착했는데도 사람들이 많아 접종소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데만 10분 넘게 걸렸다. 막상 입장해도 기다림은 계속됐다. 신상정보를 등록하고 백신 주사를 맞기까지 약 30분을 더 기다려야 했다. 몇 주 전만 해도 동네 편의점을 이용하듯 바로 들어가 대기 시간 없이 백신을 맞고 나올 수 있었던 곳이다. 이곳에서 접종을 안내하던 직원은 기자에게 “백신 접종을 위해 온 사람들로 폭격을 맞은 것 같다”고 했다.

인근에 있는 대형 약국체인 CVS. 기자가 들어가서 “예약을 안 했는데 백신을 맞을 수 있는지”를 물었는데 “안 된다”는 답변이 바로 돌아왔다. 약사는 벽면에 있는 접종 예약 QR코드를 보여주며 “당분간 온라인 예약이 다 찼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CVS와 또 다른 약국체인 월그린스 등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최소 2주가량은 기다려야 접종 날짜를 예약할 수 있었다.

요즘 미국에선 지난봄에 이어 또 한 차례의 ‘백신 접종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의 등장으로 불안감이 커진 데다, 최근 접종 대상이 사실상 전 국민(5세 이상)으로 확대돼 생긴 현상이다. 얼마 전부터는 얀센 백신에 이어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을 맞은 성인도 2차 접종 후 6개월이 지나면 부스터샷을 맞을 자격이 생겼다. 미국에선 올 4, 5월 하루 접종 규모가 300만 도스를 넘을 만큼 백신 ‘붐’이 일었는데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나면서 부스터샷 접종 수요가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원하면 언제 어디서든 맞을 수 있었던 올여름과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오미크론 변이 감염 사례가 4일까지 50개 주(州) 중 16개 주에서 확인됐다. 1일 캘리포니아주에서 감염자가 처음 확인된 지 3일 만이다.

NYT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3일 현재 최근 7일간 미국의 하루 평균 접종 건수는 170만 건. 한 달 전(130만 건)에 비해 31% 많고 두 달 전(83만 건)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으로 올랐다. 어린이 접종 및 부스터샷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미국 내 부스터샷 접종자는 4529만 명으로 접종 완료자(1억9859만 명)의 22.8%다. 부스터샷 대상이지만 아직 맞지 않은 미국인이 1억 명가량이라 백신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아직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에게 접종을 설득하기보다는, 기존 접종자들에게 부스터샷을 권유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하고 이에 대한 홍보를 계속하기로 했다.

이처럼 밀려드는 백신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현장에선 접종 적체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메인주에 사는 캐럴 매넷 씨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부스터샷 예약을 하려니 이달 말은 돼야 맞을 수 있다고 한다”며 “바이러스는 도처에 있고 우리 주는 입원율도 높은데 나는 제때 부스터샷을 맞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접종 지연의 원인은 백신 물량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접종 현장의 의료 인력 부족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미국의 극심한 구인난이 팬데믹 대응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백신 접종을 위한 인력과 장소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월그린스는 현재 수천 명의 직원을 채용하고 있고 특히 백신 접종 자격증을 따는 직원에겐 보너스를 주고 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4일 “올여름 델타 변이 이후 빠르게 올랐던 백신 수요가 최근 부스터샷과 어린이 접종자들로 인해 급증하고 있다”며 “일부 약국은 직원 부족으로 영업 시간 단축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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