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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中 견제 미군 재배치… 대북 억지 넘는 동맹 역할 고민할 때

입력 2021-12-01 00:00업데이트 2021-12-01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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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사진기자단
미국 국방부가 지난달 29일 중국의 군사력 견제에 초점을 맞춘 해외주둔 전력배치 재검토(GPR) 작업을 마쳤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인도태평양에서의 전투준비태세 개선과 활동 증가를 위해 다른 지역 전력을 감축해 중국에 집중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한국에 순환 배치되던 공격헬기 부대와 포병대 본부를 상시 주둔시키는 한편 괌·호주 기지를 개선하고 다른 곳에도 기지를 개발하는 등 일부 이행 현황도 소개했다.

미군의 GPR 완료에도 주한미군에는 별다른 변화 없이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래 강조된 한미동맹 강화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측은 주한미군 2만8500명 병력을 그대로 유지하고 대북 핵우산 공약에도 변함이 없다고 확인했다. 공격헬기 부대와 포병대 본부의 상시주둔 전환은 이미 시행되고 있는 사안이다. 한미는 2일 서울에서 열리는 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서도 이런 방침을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 측이 강조하듯 이번 GPR의 최우선 순위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전반적인 미군 전력 강화에 있음을 눈여겨봐야 한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도 무시할 수 없는 고려 요인이겠지만 바이든 행정부의 모든 군사전략은 중국의 군사력 증강과 도발적인 행동에 맞서는 방안 마련에 초점을 두고 있다. 주한미군 강화는 대북 억지력을 높이면서 동시에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긴급 투입역량을 극대화하려는 포석인 것이다.

GPR는 미국 군사전략 재검토의 시작일 뿐이다. 앞으로 핵태세재검토(NPR) 미사일방어재검토(MDS) 국가방위전략(NDS) 보고서가 줄줄이 나올 예정이다. ‘당면한 위협’ 중국에 정면 대응하면서 ‘질서 교란자’ 러시아를 제어하기 위한 전략적 재검토 결과들이 나올 것이다. 북한 위협이 아예 뒷전으로 밀리진 않겠지만 우선순위에선 중국 견제에 뒤지면서 우선 주한미군의 역할과 기능, 역량에 큰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최근 중국의 핵전력 증강과 대만해협 출몰에서 보듯 미중 갈등은 군사적 경쟁으로 이어지면서 충돌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북 억지 차원에서 주둔해 온 주한미군이 중국과의 대결에 투입되는 것은 물론이고 한국군도 동맹으로서 역할을 요구받을 수 있다. 동맹과 이웃 사이에 낀 한국으로선 더욱 어려운 선택을 고민해야 한다. 당장의 군사적 동참에는 신중해야 하지만 유사시 동맹의 역할에 대해선 한미 간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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