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종전선언, 北에 주한미군 철수 빌미만 주게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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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1월 30일 1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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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선언보다 북핵문제 해결이 우선”
“북한의 선의를 기대하면 위험해진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뉴시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뉴시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30일 종전선언이 북한에 유엔사 해체와 주한미군 철수까지 주장할 빌미를 제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한미동맹재단과 주한미군전우회가 개최한 ‘한미동맹 미래평화 콘퍼런스’에서 “문재인 정부는 임기 말 종전선언을 위해 물밑에서 전력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종전 선언은 안보태세를 이완시키고 북한에 유엔사 해체와 주한미군 철수까지 주장하게 될 빌미를 주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그동안 북한과 얼마나 많은 합의를 해왔나. 수많은 합의 중 의미 있게 지켜지고 있는 것은 단 하나도 없다”며 “종전 선언만 갖고 될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북한 핵문제 해결 노력에 먼저 집중해야 한다면서 “북핵문제가 해결되면 남북 간 의미 있는 합의가 이뤄지고 지켜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 단계에서는 국제사회가 굳은 의지로 대북 제재를 유지해야 하며 중국과 러시아도 적극적으로 여기에 참여하도록 외교적 노력을 기울일 것을 주문했다. 또 한국에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한미동맹이 흔들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 전 총장은 “유럽이나 일본과 달리 한국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미국과의 관계가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면서 “미국인들이 한국을 완전히 신뢰하지 못하고 다음 정부에서 (한미동맹관계가) 어떻게 될 것이냐 생각하게 되는 건 인지상정”이라고 했다. 이어 “정부 성격에 따라 대북관계를 한미동맹보다 더 중시하는 인상을 준 적도 있다. 이렇게 혼란스러운 한미동맹에 대한 정부 정책은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반 전 총장은 북한의 선의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내적으로는 안보를 지키는데 중국이나 북한의 선의에 기대려는 안일한 태도를 보일 때가 많다”면서 “북한을 좋은 마음으로 대한다고 해서 똑같이 그들이 좋은 마음으로 우리를 대할 것으로 기대하면 위험해진다”고 했다.

반 전 총장은 “우리의 힘을 기르고 한미동맹을 강고히 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고 이상적 안보정책”이라고 강조했다.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onewisd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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